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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잠복에 관광객 위장까지…캄보디아 코리아전담반, 50일간의 숨가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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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6. 01. 28. 18:22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 모티브
50일간 8개 작전 성공, 136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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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현지에서 경찰들이 시하누크빌 범죄조직 검거에 나서고 있다. /경찰청
이달 초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선 첩보 영화를 연상케 하는 경찰의 '검거 작전'이 펼쳐졌다. 현지 경찰과 한국 경찰이 신뢰를 얻은 뒤 피해자를 속여 금전을 편취하는 스캠 범죄와 관련해 한국인 피의자 A씨가 공항에 도착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 이들 경찰은 A씨의 항공편과 도착 일시가 특정되지 않아 이틀 동안 공항에 머물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주변의 의심을 피하고자 관광객으로 위장하기도 했다.

특히 캄보디아인과 한국인이 함께 있는 장면이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이들은 공항 내 화장실에서 주요 증거를 은밀히 전달하는 등 상황을 공유했다. 그 결과, 양국 경찰은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A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청은 지난해 11월 10일 캄보디아 코리아 전담반을 꾸린 후 현지에서 모두 136명의 피의자를 검거하고 4명을 구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찰청은 지난해 10월 피의자 64명을 국내로 송환한 이후 지난 23일 피의자 73명을 추가로 송환했다. 두 차례에 걸친 피의자 송환 뒤에는 현지 경찰과 함께 범죄 조직을 추적해 온 '코리아 전담반'의 활약이 있었다.

코리아 전담반은 캄보디아 경찰청에 설치된 한국인 사건 전담 부서다. 한국 경찰 7명과 현지 경찰 12명이 한 팀을 이뤄 근무 중이다. 경정급 팀장과 국제공조 업무 경험이 있는 경력자들, 과학수사·디지털포렌식 전문가들이 합류했다.

수사에 잔뼈가 굵은 이들이 모였지만, 수사는 쉽지 않았다. 범죄 조직들이 접근이 어려운 장소를 거점으로 삼아 활동했고 수사망을 피하고자 가명까지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 조직이 숨어든 장소 가운데 일부는 아파트 단지와 유사한 대규모 형태로 구성, 단지 정문에 무장 경비원이 상시 배치돼 경비가 삼엄했다. 이에 검거 대상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코리아 전담반은 이같이 열악한 수사 환경에도 불구하고 범죄 조직의 단서를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위장과 잠복은 물론 광범위한 첩보 수집을 통해 범인들의 실제 은신 장소를 특정하며 '검거 작전'을 구체화했다. 또 매 작전마다 수집한 정보를 국가정보원, 외교 당국 등과 교차 검증하며 작전 완성도를 높였고, 이를 바탕으로 약 50일간 8개의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한국 경찰의 '검거 작전'이 성공할 때마다 현지 경찰의 신뢰 관계도 점차 공고해졌다. 한국 경찰은 현재 현지 경찰과 합동으로 현장에 출동하고 있으며 '스캠 범죄 근절'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범죄 조직원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캄보디아 스캠 범죄와 관련해 한국인이 연루된 사건들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며 "세계 어느 곳으로 도피하더라도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검거된다는 것 역시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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