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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말 한마디에…수도권 집값, 상승 멈추고 ‘숨 고르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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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1. 28. 15:57

양도세 유예 종료 ‘공식화’ 후
일부 서울 자치구 ‘절세 매물’ ↑
수도권 분양, 올해 13만호 이상 ‘예측’
“공급 우려 완화…단, 급락보단 조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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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시장이 중요한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고금리 기조의 여파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그간 위축됐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다시 온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민간·공공 분양 물량 확대 흐름까지 맞물리며 공급 측면에서 변화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한마디'가 시장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재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데 이어, 그 이전에 매도할 경우에는 유예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단기간 내 다주택자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서울 전역은 상대적으로 다주택자 비중이 높고 고가 주택 밀집도가 높은 만큼, 매물 증가가 수도권 주택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민간·공공 분양을 합친 주택 공급 물량은 13만8446가구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12만3437가구) 대비 약 12%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가운데 민간 분양은 10만9446가구로 전년(10만1437가구)보다 8009가구(7.9%) 증가했고, 공공 분양은 2만9000가구로 지난해 2만2000여가구 대비 7000가구(32.2%)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공급 확대가 그간 수도권 주택시장을 짓눌러 왔던 '공급 절벽'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올해 민간 분양 물량은 3만4230가구로, 전년(1만4420가구) 대비 두 배를 웃돌 전망이다. 반면 경기는 5만6873가구로 전년(6만9689가구)보다 1만3000여가구 감소하지만, 여전히 5만가구를 웃도는 공급 규모를 유지한다. 인천 역시 1만8343가구로 지난해(1만8194가구)와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서울은 민간과 공공 분양을 합친 올해 1분기 분양 물량이 2002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는 12개 단지에서 총 9969가구의 공공·민간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097가구)의 9배를 넘는 규모로, 2002년(1만3188가구) 이후 최대치다.

이미 서대문구 연희동 '드파인 연희'가 청약을 마쳤으며, △영등포구 '더샵 신길 센트럴시티' △강서구 '마곡엠밸리 17단지' △서초구 '오티에르 반포' △'신반포22차 재건축' △용산구 이촌동 '르엘 이촌' 등 주요 단지들이 1분기 내 청약을 앞두고 있다.

경기권에서는 공공 분양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정된 공공 분양 2만9000여가구 가운데 서울 물량은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3단지(1305가구) 한 곳에 불과한 반면, 경기에는 2만3800가구, 인천에는 36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5년간 수도권 평균 공공 분양 공급량(약 1만2000가구)의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 지역 분양 물량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화성 동탄2지구 C-27 블록(473가구) △수원 광교지구 A17 블록(600가구) △안양 관양 A1·2 블록(404가구) △성남 낙생 A1(933가구) △성남 복정 A1(594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3기 신도시 물량은 전체 공공 분양의 21%에 해당하는 6247가구로, △고양 창릉 S-01(494가구)·S-02·03·04(3387가구) △남양주 왕숙2 A01·03(1489가구) △부천 대장 A2 블록(498가구) △남양주 왕숙 A17(379가구) 등이 포함돼 있다. '직주락(職住樂)' 개념과 GTX 등 광역 교통망 확충을 기반으로 한 서울 접근성 개선 기대가 높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나아가 시장에서는 대통령의 '세금 강화' 기조가 다주택자 매물 증가를 촉발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 안정화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과 25일 SNS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이미 정해진 일"이라며 "재연장을 기대한다면 오산"이라고 못 박았다.

이 같은 발언 이후 실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이른바 '절세 매물'로 추정되는 물량 증가가 포착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대통령이 연장 불가 방침을 공식화한 지난 23일 이후 최근 5일간(1월 23~28일) 일부 서울 지역에서는 아파트 매물 증가량이 그 이전 5일(1월 18일~23일)간의 증가폭을 넘어선 것이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송파구다. 송파구는 대통령 언급 전인 이달 18~23일 5일 동안 매물이 84건(3442건→3526건)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발언 직후 최근 5일간에는 164건(3526건→3690건)이 새로 등록됐다. 불과 며칠 사이 매물 공급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빨라진 셈이다.

용산구와 강동구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용산구는 이전 5일간 매물이 3건 증가(1281건→1284건)에 그쳤으나, 최근 5일 사이에는 48건(1284건→1332건)이 늘었다. 강동구도 대통령 발언 이전에는 매물이 4건 감소(2559건→2555건)했지만, 이후 5일간 94건(2555건→2649건)이 새로 나오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중과 유예 종료가 확실해지면서 다주택자 매물이 조금씩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며 "미리 집을 내놨던 이들 중 일부는 거래 성사를 위해 가격을 소폭 낮추기도 하지만, 아직 급매 수준은 아니다. 다만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종료 시점이 임박한 4월에는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와 매물 증가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요 우위 구조가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강한 안정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지방 간 차별화된 흐름 속에서 공급 제약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급락보다는 완만한 상승 압력과 조정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이 형성될 것"이라며 "정책 방향과 거시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그 강도와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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