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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비의 경고 “한미동맹은 이제 중국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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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1. 25. 11:13

- 美국방전략 집행 책임자 26일 방한… 北은 후순위, 韓 대북 억제 주책임 요구- 콜비가 들고 온 한미동맹의 새 설계도..“미국 지원은 제한적”
- 美NDS전략 발표, “북핵...한일은 물론 미본토까지 핵공격 가능”
0125 엘브리지 콜비 USDOD DOW
엘브리지 앤드류 콜비 (Elbridge Andrew Colby, 1979년 12월 30일 출생)는 미국의 국가 안보 정책 전문가로, 2025년 4월9일 임명이후 현재 美국방부 정책차관으로 재임중이다. 2026.01.25 사진=미국 정부 공보이미지 캡쳐
26일, 서울 종로구.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한국을 찾았다. 일정은 단출하지만 메시지는 무겁다. 이날 오후 1시 연합뉴스 사옥 연우홀에서 열리는 그의 비공개 연설은 단순한 정책 설명회가 아니다. 미국이 구상한 새로운 국방전략(2026NDS, National Defense Strategy)을 한국에 직접 '적용'하는 자리다.

콜비는 현재 미국 국방전략의 집행 책임자다. 지난주 23일 공개된 트럼프 행정부의 2026NDS는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그 전략의 핵심은 분명하다. 미국은 더 이상 모든 전선을 동시에 책임지지 않는다. 본토 방어를 최우선에 두고, 그 다음 순위로 중국 억제에 전력을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동맹의 역할은 커지고, 미국의 직접 개입은 줄어든다.

북한은 '후순위', 한미 동맹은 '전면 분담'
이번 NDS에서 북한의 위상 변화는 상징적이다. 2022년 美국방전략에서 북한은 중국·러시아 다음의 핵심 위협으로 분류됐지만, 이번에는 이란 뒤로 밀렸다. 미 국방부는 "북한의 다수 재래식 전력은 노후화됐거나 관리가 미흡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은 여전히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핵 공격 위험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점은 '비핵화'라는 표현이 빠졌다는 사실이다. 과거 NDS와 함께 발표되던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 명시됐던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목표는 이번 문서에서 사라졌다. 대신 "억제와 확산 관리"라는 보다 관리적 표현이 전면에 등장했다.

이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위험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그 관리의 1차 책임은 한국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 국방부는 한국이 "보다 제한적인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대북 억제에서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있다"고 적시했다.


미국은 본토로, 한국은 전면으로
23일 공개된 美국방전략 (2026NDS)의 출발점은 '서반구 우선'이다. 미국은 북극에서 남미에 이르는 서반구 전체를 사실상 '미 본토(homeland)'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방어를 국방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그린란드, 멕시코만, 파나마 운하에 대한 군사적·상업적 접근 확보를 명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그린란드 전면 접근권' 구상과, 차세대 방공망 '골든돔' 계획은 모두 이 본토 방어 전략의 일부다. 드론 대응, 마약 테러 차단, 핵전력 현대화 역시 같은 흐름에 있다.

이처럼 미국이 안쪽으로 힘을 거두는 사이, 동맹은 바깥에서 더 많은 책임을 떠안게 된다. 유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책임"이라고 못 박았고, 중동에선 이스라엘을 '모범적 동맹'으로 내세우며 자력 방어를 요구했다.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중국 억제의 전면에 선 한미동맹
본토 방어 다음 순위는 중국이다. 이번 2026NDS는 중국을 "대결이 아닌 힘을 통해 억제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했다. 이를 위해 '거부에 의한 억제(deterrence by denial)' 전략을 채택하고, 인도·태평양에서 유리한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키나와-대만-필리핀-말라카 해협으로 이어지는 제1도련선을 따라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명시됐다. 이는 대만 유사시를 전제로 한 전략이다. 이 지점에서 한국은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니다. 한미동맹은 자연스럽게 중국 억제 체계의 일부로 편입된다.

콜비가 이번 방한에서 한국 측에 요구할 핵심도 여기에 있다. 대만 문제에 대한 인식, 유사시 대응 구상, 그리고 동맹 내 역할 분담이다. 미국은 더 이상 "북한만 잘 막아주면 된다"는 동맹을 상정하지 않는다.

콜비 방한의 의미
콜비의 서울 방문은 설명이 아니라 경고에 가깝다. 한미동맹의 방향은 이미 정해졌고, 이제 남은 것은 한국의 선택이라는 메시지다. 전략적 모호성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한미동맹은 이제 중국을 본다."
이 문장은 콜비 개인의 의견이 아니다. 오늘날 미국 국방전략의 현재이자, 앞으로 한국이 마주하게 될 현실이다.
26일,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 그의 비공개 연설은 그 현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이다.

0125 2026NDS
2026년 미국 국방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NDS) 보고서, 지난 23일, 트럼프 행정부의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에 의해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를 위한 힘을 통한 평화 회복(Restoring Peace Through Strength for a New Golden Age of America)"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2026.01.23 사진=미국방부(전쟁부) 2026NDS 보고서 첫장 캡쳐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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