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중심 공식에서 벗어난 공연 풍경
|
11일 가요계에 따르면 미국의 알앤비(R&B) 싱어송라이터 기비온은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서울 명화라이브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2021년 저스틴 비버의 히트곡 '피치스' 피처링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국내 첫 방한 무대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공연 수요를 입증했다.
인디 음악계에서도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은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밴드 멘 아이 트러스트는 오는 24일 KBS아레나에서 세 번째 내한 무대를 펼치고, 아일랜드 출신 포크 트리오 앰블은 다음 달 2일 명화라이브홀에서 한국 팬들과 만난다. 일본 인디 밴드 벳커버 역시 다음 달 6일 부산 금사락 공연장과 7일 서울 예스24원더로크홀에서 차례로 공연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일본 밴드 빌리롬을 비롯해 영국 래퍼 센트럴 씨, 미국 래퍼 제이아이디 등 다양한 국적과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올해 내한 공연 일정을 확정했다. 특정 시기에 스타급 공연이 집중되던 과거와 달리 연중 분산된 일정으로 서로 다른 장르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최근 흐름의 특징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공연 수요의 성격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일본 인디 밴드 브랜디 센키의 지난달 서울 공연은 티켓 오픈 24시간 만에 전석 매진됐고, 앰블의 공연 역시 매진 직전까지 도달했다.
이 흐름은 공연기획 방식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에는 음반 판매량이나 대중적 인지도가 내한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지역별 청취 데이터와 팬 커뮤니티의 응집도가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중·소형 공연장을 중심으로 한 기획이 늘어난 것도 공연 단가를 낮추고 회전율을 높여 다양한 장르를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얘기다.
K-팝의 세계적 인기 역시 한국 시장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해외 아티스트와 기획사 입장에서는 한국이 더 이상 일본 공연 전 들르는 보조 시장이 아니라 단독 투어로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결국 올해 내한공연 시장의 변화는 라인업의 다양성 그 자체보다 한국 공연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 공연 업계 관계자는 "스타의 이름값이 공연 성사의 출발점이던 구조에서 벗어나 스트리밍을 통해 형성된 취향과 팬 밀도가 실제 수요로 전환되는 경로가 분명해졌기 때문"이라며 "이는 해외 아티스트에게는 한국을 '시험 무대'가 아닌 독립적인 투어 시장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조건이 되고 국내 공연기획사에는 장르와 규모를 달리한 기획을 반복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