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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정부, 민간임대사업 ‘죄악시’…청년 절규 안 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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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6. 01. 08. 14:48

잇따른 정부 규제, 민간임대주택 공급절벽·전월세 시장 불안
오세훈, 민간임대주택 ‘맹그로브 신촌’ 찾아 현장 간담회
LTV 0%→70% 완화, 조정지역 종부세 합산배제 재적용 등 정부 강력 건의
[포토]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현장 점검하는 오세훈 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맹그로브 신촌'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전세사기가 무서워서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을 알아보고 입주하게 됐다. 1인 가구라서 외로울 줄 알았는데, 자체적으로 프로그램도 있어서 매우 만족한다." "첫 독립이라 전세사기와 치안을 제일 많이 걱정했다. 무척 안전하고 편안한 게 민간임대주택의 장점 같다."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맹그로브 신촌' 입주자들.

서울시가 이 처럼 입주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중앙정부의 규제일변도 정책을 비판하며 강력한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특히 정부가 투기 목적이 아닌 사업 목적의 민간임대업까지 '죄악시' 하는 것을 강도높게 지적하며 청년층의 주거 부담을 덜기 위한 규제 완화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마포구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맹그로브 신촌'을 방문해 입주민과 사업자들을 만나며 "투기 목적이 아닌 사업 목적이라면 정부가 오히려 더 많이 돈을 꿔주면서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현장 간담회에서 민간임대사업자의 최대 애로사항인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현 정부의 9.7 대책으로 LTV가 0%로 제한되면서 사실상 전액 자기자본으로만 사업이 가능한 상황을 비판했다. 오시장은 "세상에 어떤 업종이 자기 자본만 가지고 집을 짓고 소비재를 생산할 수 있겠는가. 은행 대출을 써서 사업하고 임대료로 갚을 수 있으면 사업 여건이 마련되는 것 아닌가"라며 LTV 0%에서 70% 수준으로의 완화를 강력히 건의했다.

특히 간단회에 참석한 지규현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취득세 중과 문제와 조정대상지역 지정에 따른 종부세(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제외 문제를 지적했다.

지 교수는 "서울처럼 청년들의 수요가 많은 주택시장에서 임대사업자가 취득세 중과를 받으면 1년간 임대료 만큼의 취득세가 나온다"며 "여기에 현재 서울 전 지역이 조정 대상지역이라 새로 건설 임대를 할 경우에는 종부세 대상이 되는데, 종부세가 합산 배제가 안 돼 세금이 임대료를 더 초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민간임대사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그래서 '주택'이라는 딱지를 떼고 공급하는 방식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오 시장은 과도한 세금이 최종적으로 임차인인 서민들에게 전가되는 점을 강조했다. "사업자에게 세금을 많이 물리면 사업자는 그 세금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며 "맹그로브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은 1인용 방이 60~70만원, 3인 공동 이용 트리오 룸이 70만원대인데 세금을 덜 부담하면 월세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토] 오세훈 시장,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현장점검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맹그로브 신촌'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오 시장은 거듭 정부를 향해 "서울시는 작년 10월 규제 완화책을 발표했는데 정부는 이것과 엇박자를 내고 오히려 억제책을 쓰고 있다"며 "시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고, 투자자들도 망설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 시장은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이념적 편향을 강하게 비판했다. "다주택자와 임대주택 사업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정부가 어디 있는가. 부동산이 부족한데 집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규제 대상이 돼야 한다"며 "하지만 1·2인 가구가 들어가 살 수 있는 주거 공간을 공급하는 사업이 왜 정부의 이념에 영향을 받아 위축되고, 왜 거기다 세금을 더 물어야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나아가 오 시장은 정부의 일관성 부재가 민간 투자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사업 여건과 환경이 바뀌는 것을 최소화해달라.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느끼면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없다"며 "캐나다 연기금 같은 외국 자본들이 한국 시장을 보고 투자하려다가 지금 전부 올스톱 돼 있지 않은가"라고 정부의 정책 신뢰도 부재를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사업자 및 전문가들은 민간임대사업의 필요성과 규제완화를 강조했다.

임채욱 주택임대관리협회 부회장은 "기업형 임대사업자의 개념 정의만 명확히 해줘도 사업 여건이 달라질 것"이라며 "기업형 임대사업자는 리츠나 펀드로 10년 이상 장기를 하고 50세대 이상의 주택을 100% 보유하는 경우로 정의해달라"고 제안했다. 지 교수는 "민간임대는 벤처 사업처럼 산업으로서 육성해야 될 산업인데 오히려 규제하고 있다. 지금 시장은 현재 제도 하에서는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규제 완화가 아닌 원래대로 복원해달라"고 강조했다.

민간임대사업자 조강태 '맹그로브 신촌' 대표는 "서울의 경우 특히 1·2인 가구, 청년가구가 계속 증가해 민간임대사업의 수요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공공에서 정책적 일관성과 가시성이 높은 정책을 만들어준다면 많은 회사가 시장에 적시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그로브 신촌점은 2023년 준공했으며 165개실에 277명이 거주 중이며 공용키친과 도서관, 휴게공간 등이 있다. 공실이 없을 정도로 높은 입주율을 보이고 있으며, 항상 대기자가 많은 상황이다. 오 시장은 "젊은이들의 절규가 정부에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며 "입주자들의 만족도가 높으므로 이런 주거 형태가 싼 가격으로 더 많이 공급되면 좋겠다"며 정부의 정책 전환을 재차 강력히 촉구했다.

오세훈 시장,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현장방문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서울 마포구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인 맹그로브 신촌을 찾아 현장점검을 마친 뒤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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