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수단 '석유 격리'...석유 수출 틀어막고 '미국 기업 우선', 국정 좌지우지
밴스 부통령 등 고립주의파 누른 '관료적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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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인 언어를 정교한 외교·안보 정책으로 번역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운영'이 '제국주의적 점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물리적 통치' 대신 '정책 운영(Running Policy)'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으며 그 핵심 수단으로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생명줄인 '석유 격리(Quarantine)'를 꼽았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루비오 장관이 사실상 '베네수엘라 총독(Viceroy of Venezuela)'이라며, 그가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정책을 총괄하는 막대한 권한과 책임을 쥐게 됐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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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장관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운영' 발언이 '통치(governance)'가 아닌 '정책 운영'이라고 주장했다.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지 않다"며 마두로를 체포하려고 갔을 때 약 2시간 동안 지상에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의 상원의원 시절 전직 보좌관은 "우리는 그들에게 '또 다른 타격을 피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며 "그것이 트럼프가 보는 국가 운영"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직접 통치 대신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어길 경우 대가를 부과하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 후 바그다드에 설치했던 것과 같은 '미국 점령 당국'에 관한 계획이 아니라 대신 베네수엘라 정부를 강압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AP통신은 루비오 장관이 '일상적인 통치'에서 선을 긋고, 정권교체 작전이 또다시 외국에 대한 장기적인 개입이나 실패한 국가건설 시도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발언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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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AP "미, 석유 '격리' 지렛대로 베네수엘라 국정 운영"
루비오 장관은 '정책 강제'를 실행하는 구체적 수단으로 '석유 격리'를 명시했다. 루비오 장관은 ABC·CBS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의 석유에 대해 격리를 시행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 그들의 경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대로 유지되며 계속해 유지될 막대한 영향력"이라고 말했다. 미군을 주둔시키지 않고도 베네수엘라 경제의 생명줄을 쥐고 정책 변화를 강제할 것이라는 의미다.
NYT는 "미군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국영 석유 산업을 아마도 미국 기업에 우선권을 부여하면서 외국 투자에 개방할 때까지 제재 목록에 있는 유조선들의 입출항을 계속 막을 것"이라고 했고, AP는 루비오 장관의 '격리'가 이미 시행 중인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조치라며 이는 베네수엘라의 정책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지렛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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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루비오 장관의 위상에 대해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그를 '베네수엘라 총독'이라고 규정했다.
루비오 장관이 이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국제개발처(USAID) 처장·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청장 대행 등 트럼프 행정부 내 핵심 요직을 겸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총독'이라는 가장 도전적인 직함을 추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루비오 장관이 마두로 축출 작전을 기획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베네수엘라의 안정화와 새 정부 출범, 그리고 무엇보다 석유 자산의 배분을 포함한 국정 운영 전반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한 고위관리는 향후 루비오 장관의 역할 관련, "에너지·선거·제재·안보 등 복잡하게 얽힌 정책 결정들을 내려야 한다"며 "그 앞에 놓인 과제는 멍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루비오 장관의 업무 하중을 덜어줄 베네수엘라 전담 특사 임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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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이번 마두로 축출 작전이 행정부 내 고립주의자들에 대한 루비오의 '관료적 승리'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정권교체 개입에 회의적인 인사들이 있었음에도, 루비오 장관이 자신의 오랜 목표였던 마두로 제거를 실현함으로써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것이다.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력한 후계자에 속한다.
아울러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마두로 축출 문제에 있어 긴밀하게 협력하고(hand in glove) 있다며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스페인어에 능통하고 중남미 정치 네트워크에 정통한 루비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대체 불가능한 '자연스러운 선택(natural point man)'이었다고 평가했다.
◇ 루비오 "마두로 체포, '전쟁' 아닌 '법 집행'으로 의회 승인 불필요"
그러나 '국가 건설'이라는 난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회와의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다수의 의원은 루비오 장관이 이번 군사 작전을 의회 승인이나 사전 통보 없이 감행한 것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루비오가 과거 '군사적 용도의 공습' 시에는 의회 승인을 받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한국계인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은 "루비오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몇 주 전 모든 상원의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것은 정권교체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나는 그때 그들을 믿지 않았고, 이제 우리는 그들이 의회에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루비오 장관은 WP에 이번 작전이 '전쟁'이 아니라, 마두로를 체포하기 위한 법무부 지원 차원의 '법 집행(law enforcement)'이었기 때문에 의회 승인이 필요 없었다며 전날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전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트럼프 대통령 마러라고 사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체포 작전이 '전쟁'이 아닌 '법 집행'이라고 규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말만 하던 다른 미국 대통령들과 다르다'며 쿠바 등 서반구 내 반미 성향 정권들에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이러한 루비오 장관의 강경한 남미 정책에 그의 개인사가 자리 잡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루비오 장관 부친의 경험이 그에게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날 "내가 만약 하바나에 살고 있고 그곳 정부에 몸담고 있다면, 적어도 조금은 걱정할 것"이라며 '쿠바'를 거론했다.
앞서 NYT는 지난 1월 15일 루비오 장관 후보자의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와 관련, '루비오, 중국·러시아·북한·이란 등 분노의 축과 대결하려고 한다'는 기사에서 '냉전 전사' 루비오 후보자의 적은 1956년 부모가 떠난 쿠바의 공산주의자들을 지원했던 구소련이 아니라 21세기 미국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협력하는 '분노' '불만' '반미주의'의 축이라고 불리는 중·러·북·이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