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I 호황, 새해가 분수령...역대급 실적 잔치 뒤에 ‘현실의 청구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01010000017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1. 01. 07:14

엔비디아 독주 속 반도체·증시 급등, 성장 지속성에 경고음
학습서 추론으로 전장 이동 속 전력·메모리 공급 한계 노출
자금 조달 흔들리고 고용 충격 가시화…AI 랠리 분수령
젠슨 황
젠슨 황 미국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0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 콘퍼런스(GTC)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AFP·연합
2025년은 인공지능(AI)이라는 강력한 엔진이 반도체 산업과 글로벌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한 해였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월 31일(현지시간) 인프라 병목, 자금 조달의 한계, 고용 충격 등이 겹치며 새해에는 AI 주도 성장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 반도체·증시의 폭주, 엔비디아의 독주와 그늘

WSJ에 따르면 2025년 반도체 기업들은 AI 붐에 힘입어 총매출 4000억달러(579조원)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흐름은 새해에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 한 곳의 2026년 하드웨어 매출이 전년 대비 78% 폭증한 3830억달러(55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합산 매출 전망치는 5380억달러(778조5000억원)를 상회한다.

그러나 NYT는 이러한 성장이 소수의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2025년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승은 상당 부분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매그니피센트 7'이 주도했으며, 시가 총액이 약 4조5000억달러(6512조원)로 1조달러(1447조원) 이상 증가한 엔비디아 홀로 전체 수익률의 15%를 책임졌다.

NYT는 이들 빅테크를 제외하면 지난 3년간 88%의 상승률이 40%로 떨어졌을 것이라며 S&P 500이 소수 기업 실적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적 취약성을 경고했다.

제미나이
2024년 5월 20일(현지시간) 찍은 일러스트레이션에 제미나이 로고가 보인다./로이터·연합
◇ AI 전장의 이동, '학습'에서 '추론'으로

기술 경쟁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WSJ는 AI 경쟁의 축이 거대 언어 모델을 만드는 '학습(training)'에서, 실제 서비스와 답변을 제공하는 '추론(inference)'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지난 24일 구글·아마존 등과 경쟁하기 위해 추론 칩 스타트업 그록(Groq)과 200억달러(29조원) 규모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것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한다.

추론 시장은 학습 분야보다 활용 환경이 다양해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경쟁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구글(TPU)과 아마존(트레이니엄·Trainium) 등 빅테크들은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AMD 또한 2026년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할 본격적인 GPU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 현실의 벽, 전력난과 부품 부족

폭발적인 수요는 물리적 한계에 부딪혔다. WSJ는 업계가 AI 수요를 '만족할 줄 모르는(insatiable)' 수준이라고 표현하지만, 인프라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수적인 변압기와 가스 터빈 등 부품 부족, 그리고 막대한 전력 확보 문제가 AI 산업 확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난은 심각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기업들이 증설에 나섰지만, 공급 확대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닉스 메모리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로 2022년 2월 25일 찍은 사진./로이터·연합
◇ 2026년의 리스크, 자금과 거품론

가장 큰 리스크는 '자금'이다. WSJ와 NYT는 그동안 AI 인프라 투자를 지탱해 온 자금 조달 능력이 2026년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오픈AI 같은 핵심 플레이어들이 막대한 비용을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장의 피로감도 감지된다. 일부 전략가들은 현재 시장이 '과열(frothy)'됐다며 2026년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같은 불확실성도 잠재적 뇌관이다.

한편, FT는 AI가 가져올 고용 충격에 주목했다. 모건스탠리는 AI 도입 가속화로 2030년까지 유럽 은행권에서만 약 20만개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