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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계 증시 수익률, 미국 더 이상 최고 아니다… ‘미국 외’가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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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2. 30. 09:49

FT "S&P500 17.4%↑ 그쳐…미국 제외 글로벌 지수 29%, 2009년 이후 최대 격차"
WSJ "'미국 빼고 어디든' ABUSA 전략, 올해 가장 성공한 투자법"
관세·AI 충격 속 빅테크만 웃은 'K자형 미국 증시'
USA-BONDS/TRUMP
12월 2일(현지시간) 찍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모습./로이터·연합
2025년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증시 독주 체제가 막을 내리고, 비(非)미국 시장이 더 높은 성과를 낸 '반전의 해'로 기록됐다.

미국 월가에서는 미국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다각화를 시도하는 '미국 빼고 어디든(ABUSA<Anywhere But U.S.A.>)' 전략이 승리했으며, 미국 내부적으로는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 쏠림 현상이 극심한 'K자형' 양극화가 뚜렷했다.

◇ FT "투자 다각화로 미국 증시, 세계 시장에 가려져"...미국 외 상승률, S&P500의 2배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올해 투자자들이 분산 투자에 나서면서 미국 주식이 다른 지역 주식에 의해 가려졌다고 평가했다. FT는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미국 주식에 대한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진전,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전쟁 여파가 꼽혔다. 이러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미국 외 지역 증시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시장 마감 기준, 미국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올해 17.4% 상승했는데, 이는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집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미국을 제외한 지수의 상승률 29%에 대비해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외면받던 시장이 반등하면서 중국·일본·독일·영국의 지수들이 S&P500을 상회했으며 달러 약세에 힘입어 MSCI 신흥시장 지수는 30% 가까이 상승했다.

MSCI 중국 지수는 29%, 홍콩 항셍 지수는 거의 28% 각각 급등했다. 이에는 중국 스타트업 딥디크가 1월 대규모 언어모델 기술 혁신을 통해 미국 AI에 대한 본격적인 경쟁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FT는 분석했다.

Japan Financial Markets
12월 29일 일본 도쿄(東京)의 한 증권사 앞에 표시된 닛케이(日經) 지수./AP·연합
◇ 미국 외 시장 'ABUSA'의 부상… 유럽·신흥국이 미국 압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가장 성공적인 투자 전략 중 하나로는 'ABUSA'를 꼽으면서 달러 약세와 맞물려 "영국·유럽·일본 및 신흥국 주식이 모두 S&P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를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럽 증시는 독일의 재정 부양책에 힘입어 달러 기준 36% 급등하며, S&P500 상승률(19%)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상호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57개 경제주체(56개국·지역+유럽연합<EU>)별 상호 관세율이 적힌 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AP·연합
◇ WSJ "관세·불신·AI 충격에도 '가만히 있던' 투자자가 승자"

WSJ는 미국 시장의 변동성 요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미국에 대한 신뢰 약화, AI를 꼽았다. 다만 이 신문은 투자 성과 측면에서는 잦은 매매보다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이 유리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올해 미국 시장은 세가지 파괴적인 힘의 공격을 받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투자자들은 보상을 받았다"며 "연초에 미국 주식을 보유했다면 상당한 수익을 올렸을 것이지만, 외국 주식을 보유했다면 더 큰 이익을 거뒀고, 미국 국채를 보유했다면 성과가 좋았으며 현금을 보유했어도 수익률이 여전히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주식도 좋았지만, 해외 주식의 성과가 더 뛰어났음을 강조한 셈이다.

일론 머스크, 젠슨 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 두번째)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세번째)가 11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에서 진행된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포럼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AFP·연합
◇ AI 거품론과 'K자형' 양극화

AI 테마는 2025년 내내 시장을 흔들었지만, 과열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WSJ는 "AI 주식 가격은 비싼 수준에서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꼬집었다.

시장의 양극화도 심화됐다. WSJ는 "달러 움직임을 고려하면 K자형 주식시장은 명백했다"고 지적했다. 유로화 기준으로 보면 S&P500 평균 주가는 3.7% 하락했지만, 시가총액 상위 빅테크들이 지수를 떠받치면서 시총 가중 벤치마크가 1.4% 상승하는 'K자형' 성장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 2026년을 향한 질문들

WSJ는 2026년을 앞두고 시장이 여전히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내년 시장의 화두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백악관의 꼭두각시가 될 것인가' ,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착화되고, 경제가 탄력성을 유지할 것인가', '관세 정책이 지속될 것인가',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에 투자할 것인가', 'AI가 투자금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 비즈니스 모델을 입증해야 하는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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