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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결산] “세계 질서가 뒤집혔다”… 트럼프 복귀가 규정한 ‘격변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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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2. 30. 13:14

FT "트럼프 권력 복귀가 국제 정치 지배"…동맹·무역·전쟁 질서 재편
NYT "미국을 다른 방향으로"...트럼프 공약, 정책으로
이민·관세·사법까지 전방위 격변, '트럼프의 시간' 본격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취임식을 기념해 미국 워싱턴 D.C.에서 '사령관 무도회(Commander in Chief Ball)'에서 의장용 검을 들어 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
2025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와 함께 미국 사회는 물론 국제 질서 전반이 근본적으로 재편된 해로 기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급진적 변화'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 집행으로 이어지면서, 이민·무역·사법·외교 전반에서 전례 없는 격변이 발생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2025년 세계 정치를 규정한 사건들'이라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국제 정치를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면서 정책·사회·국제 질서 전반에 걸쳐 근본적 변화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미 젤렌스키 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J.D. 밴스 미국 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EPA·연합뉴스
◇ 2월: 동맹의 균열과 백악관의 설전

FT가 꼽은 첫 번째 분기점은 2월 유럽에서 나타났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월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영국과 독일을 직접 거론하면서 이들 국가의 '반민주적 경향'이 러시아의 침략보다 유럽의 자유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아 동맹국들에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2월 18일, 이러한 긴장은 백악관에서 그대로 폭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설전이 TV로 생중계되며 외교적 파장이 확산됐다.

FT는 이러한 사건이 기이한 '일탈'일 수 있다는 추측이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NSS)으로 완전히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 전략은 유럽이 대규모 이민으로 '문명 소멸' 위험에 빠졌다며 미국이 유럽의 반(反)이민 성향의 '애국적' 정당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YT는 이 장면을 조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24시간 이내에 끝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취임 직후 전쟁을 끝내겠다는 공언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 놓여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상호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57개 경제주체(56개국·지역+유럽연합<EU>)별 상호 관세율이 적힌 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AP·연합
◇ 4월: 전면적 관세로 흔들린 글로벌 무역

FT가 지목한 또 다른 결정적 사건은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였다. 당초 중국 고립 전략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56개국·지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총 57개 경제 주체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NYT는 이 조치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 관세를 인상함으로써 글로벌 무역 시스템을 뒤집어엎었다"고 평가했다. 우방과 적국을 가리지 않는 관세 정책이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고, 자유무역 질서 자체를 흔드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란 핵시설 공습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미군의 공습 다음날인 6월 22일(현지시간)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을 찍은 위성 사진./로이터·연합
◇ 5~6월: 전쟁 개입 확대와 이란 공습

중반기로 접어들며 지정학적 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FT는 5월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4일 전쟁', 2년 이상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을 주요 사건으로 꼽았다.

특히 6월 미군이 이란 핵시설 3곳을 공습한 사건은 중동 정세를 급격히 긴장시켰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타격을 승인해 더 광범위한 지역 전쟁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해당 결정이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시사하며 확전 공포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엡스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확인 여성들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자료 중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2월 12일(현지시간) 공개한 것./로이터·연합
◇ 엡스타인 파일… 미국 정치 내부의 격랑

FT는 국제 사건과 더불어 미국 내부 정치를 뒤흔든 사건으로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 공개를 지목했다. 이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과 권력 핵심부를 향한 의혹을 다시 부각하며 '트럼프판 워터게이트(FT)'로 비화할 잠재력을 지닌 사건으로 평가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첫해 동안 '미국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약속에 따라 정책·정치·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행하거나 모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NYT "트럼프, 약속대로 다른 방향으로 갔다"...이민: 국경 봉쇄와 대규모 추방

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분명한 성과로 이민 정책을 꼽았다. 불법 이민을 기록적인 최저치로 낮췄다는 것이다. 동시에 미국이 대부분 비(非)백인인 난민들에게 문을 닫았다고 NYT는 지적했다.

추방 정책도 본격화됐다. NYT는 "행정부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50만명의 이민자를 추방했다"고 전했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100만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규모다.

미 이민당국 한국 공장 급격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이 9월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한국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ICE 영상 캡처
◇ 경제: 보호주의의 그늘

무역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앞세워 글로벌 질서를 흔들었지만, 그 경제적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NYT는 분석했다. 신문은 "제조업 부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5만명 이상의 근로자를 잃었다"며 보호무역 조치가 곧바로 미국 내 제조업 부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 사법·행정: 권력 집중과 제도 흔들기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딥스테이트를 파괴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실제로는 연방 공무원 조직을 대폭 축소했다고 지단했다.

특히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형사 사법 시스템을 '자신의 적으로 간주되는 이들에 대한 협박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 내 다양성(DEI) 프로그램 제거 조치를 미국 사회의 이념적 균열을 심화시킨 대표적 사례로 NYT는 꼽았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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