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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300조 이끈 ‘AI 인프라’… 원자력·전력 수익률 상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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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12. 21. 18:01

200조 달성 반 년 만에 100조 늘어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 속
데이터 센터·친환경 연료 전지 등
연관 테마 ETF 실적 성장세 주목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3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한해 ETF시장에선 AI(인공지능) 인프라 관련 상품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ETF 수익률 1위는 NH-Amundi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iSelect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에너지 안보 이슈가 맞물리며, 원자력과 전력 인프라 관련 투자가 확대된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ETF 시장을 관통한 AI 인프라 테마가 내년에도 핵심 투자 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AI·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AI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과 투자 펀드 조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AUM)은 290조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00조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약 10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되며, 연초(172조원) 대비 약 69% 증가했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 또는 내년 초 ETF 300조원 시대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연초 이후 ETF 수익률 흐름을 보면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상위권은 원자력·방산·전력 인프라 등 정책 수혜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영향을 받은 테마주가 주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간 수익률 기준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한 ETF는 HANARO 원자력iSelect로, 연초 이후 수익률은 181.67%에 달한다.이 ETF는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일렉트릭, 한국전력, 효성중공업 등 원자력 및 전력 설비 밸류체인 핵심 기업에 투자한다.

이 밖에도 PLUS K방산(165.82%), KODEX AI전력핵심설비(151.03%), TIGER K방산&우주(148.72%), HANARO 전력설비투자(146.30%) 등이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다만 최근 한 달간 ETF 시장의 수익률 상위권은 자동차·로봇 등 AI 적용이 가시화되는 제조업 기반 테마가 차지했다. 이 기간 SOL 자동차소부장Fn(21.16%), SOL 자동차TOP3플러스(14.00%) 등 자동차 관련 ETF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고,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23.58%), RISE AI&로봇(19.82%) 등 로봇 테마 ETF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AI가 글로벌 테마 ETF 시장의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올해에 이어 AI 활용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력 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원자력, 전력망 등 인프라 관련 솔루션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이와 연관된 테마의 장기적인 가격 모멘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책 변수나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시장에서는 주도 테마의 실적 흐름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AI데이터센터TOP4Plus'가 꼽힌다. 이 ETF는 AI 데이터센터 밸류체인의 핵심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으로, AI 연산에 특화된 네오클라우드 기업과 데이터센터 장비 기업을 선별해 편입한다. 코어위브(CoreWeave), 아이렌(IREN), 네비우스(Nebius) 등 AI 전용 클라우드 기업과 오라클(Oracle) 등이 주요 구성 종목이다. 상장 이후 단기적으로 오라클을 둘러싼 재무 이슈 영향으로 변동성이 나타났지만, AI 데이터센터 수요 자체에 대한 중장기 전망은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오라클 주가 조정은 AI 수요 둔화라기보다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기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과정"이라며 "AI 서버, GPU, 데이터센터 등 핵심 밸류체인에 대한 수요 가시성은 여전히 높아 중장기 관점에서는 선별적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력 인프라 측면에서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글로벌친환경전력인프라액티브'가 주목된다. 이 상품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환경에서 전력 인프라 투자와 에너지 전환 흐름을 함께 반영한 전력·친환경 인프라 테마 ETF다. 퍼스트 솔라(First Solar), 블룸에너지(Bloom Energy), GE 버노바(GE Vernova) 등 글로벌 전력·친환경 인프라 기업을 편입하고 있고, 정책 변화와 업황을 반영한 액티브 운용 전략이 특징이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64%에 달한다.

김효식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운용2팀장은 "미국 시장에서 연료전지는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라며 "데이터센터의 즉각적인 전력 수요와 정책적 지원이 맞물리면서, 내년에는 온사이트 발전을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투자가 새로운 성장 국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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