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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2일 필자가 총괄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에서 '영해 청년문화예술발전소'의 청년예술가 작품발표회가 있었다. 동시에 영해면 최초의 북(book)마켓 '영&북'도 열려서 조용한 근대문화역사거리가 전시와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영해로 온 청년예술가들에게 필자는 처음 2개월은 지역을 관찰·조사하며 주민들과 친해지라고 조언하였다. 그다음 2개월은 자신의 장점을 살린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을 만나고, 창작 작품에 지역성을 어떻게 담을지 고민하는 시간이다. 마지막 1개월은 집중해서 자신의 창작품을 만들고 지역민을 초대한다.
청년예술가들이 지역에 배어드는 동안 필자와 청년문화예술발전소 운영진은 예술가의 작품을 발표할 공간을 찾아다녔는데, 근대문화역사거리 초입의 버려진 상가형 가옥이 눈에 들어왔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동네의 보일러를 설치하고 수리해 주던 '원대종합설비'라는 일본식 건물이었다. 지금은 사람들이 버리고 간 가구와 살림도구들은 썩어가고 천장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바로 이곳이다' 싶어 군청에 협조를 받아서 청소를 하고 전기를 넣고 페인트칠을 해서 전시가 가능한 공간으로 바꾸었다.
그렇게 예술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한 이곳에서 청년예술가들의 전시와 공연 그리고 팝업 책방을 열었다. 방치된 빈집을 고쳐 문화공간으로 만드니 지나가는 주민들은 동네가 훤해졌다고 좋아하셨다. 인근의 상인들도 관람객이 많이 와서 신나 하셨고, 포항과 울진에서 온 사람들은 영해는 문화적 감성이 있는 곳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며칠간 청소하며 목구멍에 쌓인 먼지가 한꺼번에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동네가 외지 예술인들을 배척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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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지역과 예술가는 소통하기 어려워 서로 비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역민들은 "예술가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냐? 예술은 원래 어려운거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예술가들은 "지역이 예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예술이 늘 난해하거나 화려할 필요는 없다. 고령화와 인구소멸 지역에서는 주민들과 눈 맞추고 손 잡아주며 자신의 작품을 찬찬히 설명해 줄 수 있는 예술가가 필요하다. 전교생이 겨우 10명이 넘는 시골중학교에서는 예술가들이 아이들에게 말만 걸어줘도 아이들이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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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실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