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지주사 지분취득 정당성 논란속
승계 방식, 증여·자사주 매입 방식 거론
불닭 글로벌화 성과에도 빠른 승진 시각
내수부진 장기화땐 리더십 흔들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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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분 35.48%로 최대주주인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김정수 부회장이 32%, 전병우 부사장이 24.2%, 김 부회장의 남편 전인장 전 회장이 15.9%, 자사주 27.9%로 주주 구성을 하고 있다. 식품 업계 오너 3세 최연소 임원 기록을 세우며 이례적인 승진 속도를 보여준 전 부사장은 이미 지배구조 상에서도 지주사 2대 주주로 이름이 올라있다.
2007년 전 부사장이 13세부터 지분 쌓기 작업은 시작됐다. 전 부사장은 당시 13세의 나이에 '아이스엑스(옛 비글스)'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단 2년 만에 삼양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지주사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비글스는 전 부사장의 외할머니가 2007년 1월 설립한 회사로, 전 부사장은 이듬해 5월 당시 만 14세였을 때 회사 지분 전량을 5000만원에 인수했다. 이후 자회사 테라윈프린팅이 제공한 정기예금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29억1900만원을 빌려 삼양식품의 지주회사인 삼양농수산(현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지분 26.85%를 1주당 12만5000원에 사들였다.
전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 작업은 이후에도 착실히 진행됐다. 2022년 5월 삼양식품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전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개인회사 아이스엑스를 흡수합병했다. 당시 아이스엑스는 삼양라운드스퀘어 2대 주주였다. 이 합병으로 전 부사장은 삼양라운드스퀘어 지분 24.2%를 보유하게 됐다.
향후 전 부사장이 최대 주주로 올라서기 위한 승계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 가지 방식이 거론되는데, 우선 현재 김 부회장이 보유한 32% 지분 중 일부를 단계적으로 전 부사장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다만 이 경우 상법상 보충적평가방법 등을 활용하더라도 수백억원대의 증여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지분 가치 산정에 있어 상장사보다 자유로운 편이지만, 지주사인 만큼 평가액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해 약 2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삼양식품 등 계열사로부터 배당금은 684억원을 수취했다.
다른 방식은 삼양라운드스퀘어가 보유한 자사주 27.9%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전 부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끌어올리거나, 자사주를 소각해 상대적 지분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자사주 27.9%를 전 부사장이 매입할 경우 지분율은 52.1%로 단숨에 과반을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이 역시 수천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다. 계열사 자산을 활용한 차입 방식이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자사주 소각의 경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32.6%로 상승하지만, 김정수 부회장의 지분율도 43.1%로 함께 오르기 때문에 최대 주주 등극에는 한계가 있다.
아버지인 전인장 전 회장의 지분 15.9%를 전 부사장에게 증여하는 방식도 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증여가 이뤄질 경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40.1%로 김정수 부회장을 넘어서게 된다. 이 경우에도 증여세가 발생한다.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전 부사장은 경영 성과를 통한 리더십을 확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불닭 브랜드 글로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해외사업 확장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일부 성과를 인정하더라도 승진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부사장이 기획에 참여한 신규 브랜드 '맵탱'은 2023년 출시 초기 성과는 괜찮았지만 출시 2년이 지났음에도 소비자 인지도가 높지 않다. 헬스케어BU장을 겸임하며 작년에 출시한 식물성 식품·스낵 브랜드 '잭앤펄스(현 펄스랩)'의 성적도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현재 최우선 과제는 삼양식품의 국내 시장 성장 둔화 극복과 내수 비중 확대다.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매출 비중은 23% 수준에 그쳤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삼양식품의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9.8%로, 농심(55%), 오뚜기(20%)와는 큰 격차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