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산업 1000억, 중견중기 2150억
자금력 확대 위한 'IMA 지정' 요구
최대 25조2000억원까지 조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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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3150억원 규모의 모험자본 투자를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특히 내달 10일 공식 출범하는 국민성장펀드 가동 이전부터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첨단전략산업에 투자 온기를 미리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해당 투자는 NH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 발표한 'NH 상생성장 프로젝트'와 별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이 주목된다. 15조원 규모의 모험자본·에쿼티(Equity) 투자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에 앞서, 선제적 집행을 통해 '생산적 금융' 전환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금은 혁신 산업에 1000억원, 중소·중견기업에 2150억원 규모로 투입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소부장, 로보틱스, 모빌리티, 디지털 콘텐츠, 딥테크 등 벤처·기술 특화 펀드 20여개에 대한 출자를 진행한다. 정책자금 선정 후 모금(펀드 레이징)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투자(VC)와 바이오 기술기업, 비상장(세컨더리) 기업 등에도 자금을 일부 공급한다. 브릿지론, 사모사채, 적격기관투자자(QIB)에 대한 금융 지원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자금 조달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이는 '혁신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자본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윤병운 대표의 철학과 맞닿은 행보다. 윤 대표는 평소 "산업이 성장하려면 자본이 먼저 흘러야 하고, 그 역할은 민간 금융이 해야 한다"는 소신을 표하며 "이를 위해 국가전략산업, 딥테크, 중소기업 스케일업 등 한국 경제의 성장 축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첨단산업 중심의 투자를 통해 정부의 '모험자본 확대' 주문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배출권거래중개업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 탄소배출권 위탁매매 시스템을 오픈한 것도 맥락을 함께한다. 자본시장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을 추진하며 국내 기후에 기여하는 점은 대표적인 '생산적 금융' 관련 사업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기업 보유 탄소배출권을 양도 담보 운전자금으로 전환하는 신규 금융 구조를 구축하고, 필요에 따라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까지 추진하며 해당 서비스를 제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026년부터 5년에 걸쳐 모험자본과 농업·농식품기업에 대한 투자 등을 단행하는 중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점도 연장선상이다. 아울러 내년 3월 시행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와 벤처펀드 활성화 등을 통해서도 혁신·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IMA 지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금력이 뒷받침돼야만 투자 여력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약 8조4000억원으로, IMA로 지정될 경우 최대 25조2000억원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현재 발행어음 잔액이 7조9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17조3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현재로서도 신기술사업금융(신기사), 자기자본투자(PI) 등을 통한 규모 확대는 가능하지만, 추가로 제공되는 100%의 자금력이 더해질 때 추진력에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NH투자증권은 여타 경쟁사들과 달리 금융지주 계열사라는 특성상 순자본비율(NCR) 규제를 맞추면서도 모회사인 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본 운용 전략을 세워야 하는 이중 규제에 놓여있다. 자금력 확대가 더욱이 절실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지주 계열 증권사의 자본 활용 규제 완화나 IMA 지정이 숙원일 수밖에 없다"며 "규제에 따른 부담 탓에 모험자본 투자를 마냥 늘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