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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공급망 플랫폼 만드는 신한銀… 기업금융 경쟁력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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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11. 26. 17:53

상거래 지급결제·거래내역 동시에 관리
공급망 생태계 선점해 B2B 선도 전략
대출 성장·수익 안정성 확보 등 기대
BaaS 솔루션 통한 대기업 제휴도 확대

신한은행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급망 금융 플랫폼 구축에 착수하며 기업금융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다. 상거래 과정에서 지급결제와 거래내역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기존 개별 기업 맞춤형 중심이던 B2B(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를 플랫폼 기반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공급망 금융은 기업의 공급망에 금융을 연계해 자금지원, 위험관리, 대금지급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행보는 정상혁 행장의 임베디드 금융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로 이어지는 공급망 밸류체인을 적극 유치해 영업 전선을 확장하고, 기업금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여기에 협력 기업을 겨냥한 특화 상품·서비스 출시를 통해 신규 고객과의 접점도 넓힐 수 있다.

특히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기조로 기업대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중소기업대출 성장률이 경쟁 은행보다 낮아 기업대출 확대 계획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BaaS(서비스형 뱅킹)와 공급망 플랫폼을 투트랙으로 삼아 기업금융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한 공급망 지급결제 플랫폼을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기업 간 상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급·정산 절차를 일괄 관리·대행하고, 거래내역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BaaS 기반 기업금융 서비스가 개별 기업에 맞춰 제공되던 방식과 달리, 이번 사업은 표준화된 플랫폼을 통해 중소기업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뢰도가 높은 은행이 플랫폼을 운영하는 만큼, 기업 간 거래 과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예측 가능한 거래 환경을 조성해 자금 흐름이 불안정한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과의 상생 역할도 강화한다. 플랫폼을 통해 대기업과 협력사 간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저금리 자금을 지원하고, ERP(전사적자원관리)·CMS(기업금융 관리)·세무 등 각종 경영지원 솔루션도 패키지로 제공한다.

이번 사업은 공급망 금융 인프라를 선점해 중소기업 B2B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공급망 금융은 신한은행이 추진하는 임베디드 금융의 핵심 축이다. 하나의 대기업과 공급망 동맹을 구축하면 해당 기업과 거래하는 수많은 협력사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업대출 성장 여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8월까지 중소기업 1316곳에 총 4631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중소기업대출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43조9215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증가율은 2.36%에 그쳤다. 이는 하나은행(5.67%), 국민은행(2.86%)보다 낮은 수준이다.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중소기업을 공급망 생태계로 락인(Lock-in)시키면 은행 상품·서비스 공급을 확대하며 단순한 대출 성장뿐 아니라, 안정적인 이자·비이자이익 확보도 가능해진다.

기업과의 제휴도 적극 확대 중이다.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의 유통 플랫폼에 연계하는 BaaS 방식으로 협력업체에 부품 구매 자금대출, 팩토링(매출채권 담보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현대모비스의 경우 협력사가 1200여곳에 달하며, 협력사 공급망 대출 규모는 연간 5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에는 현대제철 '에이치코어 스토어' 플랫폼에 비대면 판매론 서비스를 탑재, 플랫폼 입점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우량 중소기업 유치를 위해 최근 애자일 조직을 신설하는 등 산업·기업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BaaS 솔루션과 공급망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업 니즈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생산적 금융 계획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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