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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서 이뤄진 석유화학 1호 빅딜… “여수도 연내 합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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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11. 26. 17:53

롯데·HD현대, NCC 통합운영
양사 "사업재편 실효성 강화 기대"
산업장관, LG·GS 빠른 재편 촉구
울산, 에쓰오일 샤힌에 논의 난항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는 석유화학산업 재편 1호 사례가 최종 제출됐다.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빅딜' 합의를 도출하면서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을 물적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고, 합병법인의 지분을 롯데와 HD현대가 각각 50%씩 보유하도록 조정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1호 재편안이 제출된 만큼 여수, 울산 산업단지의 재편안도 빠르게 도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장관은 12월 말까지로 제시된 사업재편계획서 제출 시한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여타 산업단지의 재편안 제출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국내 최대 석화산업단지인 여수산단에서는 단일 기업기준 가장 큰 설비를 운영하는 LG화학을 중심으로 재편이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다. 유력안은 GS칼텍스 간의 설비 합리화로, 현재 양사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은 석유화학 사업재편 계획에 대해 정부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기업결합 사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양사는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과잉문제로 지적돼 온 NCC 설비의 합리화를 위해 대산 NCC설비를 합병해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재편계획을 내놨다. 지난 8월 석유화학산업 재도약 추진방향 발표 이후 최종 제출된 '1호' 재편안으로, 양사를 포함한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 협약을 맺은 지 100일을 앞두고 빅딜이 성사됐다.

이번 재편은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하고, 해당 분할회사가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현재 HD현대케미칼은 롯데케미칼이 지분 60%, HD현대오일뱅크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 이후에는 양사 지분을 50%로 조정하기 위해 롯데케미칼이 합병법인 주식을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사업재편계획에 대해 양사는 " NCC설비 등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관한 일원화된 운영체제가 구축될 예정"이라며 "생산·공정의 일관성과 운영 안정성이 높아져 사업재편 전반의 실효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해당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사업구조의 안정성과 핵심사업 집중도를 높여 중장기적 사업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호 재편안이 도출된 만큼 여수·울산석유화학산업단지의 재편안 도출도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여수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산업단지로, 에틸렌생산능력기준으로 여천NCC가 228만5000톤, LG화학이 208만톤, 롯데케미칼이 123만톤, GS칼텍스가 9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장관은 이날 여수 석화단지를 찾아 다시 한번 석유화학 사업재편 신속 이행을 촉구했다. 김 장관은 "대산이 재편 포문을 열었다면, 여수는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며 올해 12월 말까지의 사업재편계획서 제출 시한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이 시한을 맞추지 못한 기업들은 정부지원에서 제외될 것이며, 향후 대내외 위기에 대해 각자도생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발언하기도 했다.

여수 산단에서 단일 기업으로 가장 큰 설비를 운영하는 LG화학을 찾은 김 장관은 "사업재편을 통해 기존 설비 합리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대표 고부가 스페셜티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투자해달라"고도 말했다.

업계에선 LG화학과 GS칼텍스의 설비 통합을 유력한 안으로 보고 있다. 대산 사례처럼 정유사와의 수직통합으로 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에서다. LG화학 측은 "현재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논의를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여천NCC를 운영하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간의 논의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빠르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한편 울산에서도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 등 3사가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사업 재편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에쓰오일이 현재 효율성을 높인 새 설비를 도입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재편 논의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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