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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20일 약 994억원 규모의 자사주 전량을 비리디언 에셋 매니지먼트(Viridian Asset Management), 점프 트레이딩(Jump Trading), 바이스 에셋 매니지먼트(Weiss Asset Management) 등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처분가는 132만6875원이다.
이번 매각을 둘러싼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자사주 의결권 제한 등을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발의를 5일 앞두고 이뤄진 매각이기 때문이다. 특히 처분 대상인 투자자들이 단기 투자 성격의 헤지펀드라는 점에도 주목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삼양식품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재무건전성도 뛰어나 투자자금이 많이 필요하다고 해도 굳이 자기주식을 매각하면서 현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며 "시총 10조원의 K-푸드 간판기업이 시장의 존경을 받는 연기금 및 장기투자자을 주주로 모셔야지 왜 단기 트레이딩 펀드들에게 자기주식을 매각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삼양식품은 규제 회피 의혹을 일축하며 투자 재원 확보 및 재무건전성 증대 목적임을 강조했다. 실제 회사는 최근 중국 공장 생산라인을 기존 6개에서 8개로 확대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확대를 추진 중이다.
다만 투자 필요 규모에 비해 매각 규모가 과도하다는 의문은 남는다. 중국 공장 증설에 필요한 추가 투자금이 약 58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삼양식품이 1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한꺼번에 처분한 이유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사주의 활용 목적이 바뀐 점도 논란의 불씨다. 이번 물량은 2022년 이사회 결의로 주주가치 제고 및 임직원 성과 보상용으로 매입된 주식이었다. 약 4년 만에 소각이나 보상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은 채 투자 자금으로 전환돼 매각되면서, 당시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주주에 대한 설명도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