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허리케인 멜리사 한 달…전기·식수 끊긴 채 고립된 쿠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6010014014

글자크기

닫기

이정은 기자

승인 : 2025. 11. 26. 16:05

동부 지역 피해 집중…전력망 붕괴·홍수로 생활 기반 마비
구호단체 "연료부족, 전력난 겹쳐 복구 느려"
Cuba Hurricane Melissa <YONHAP NO-3192> (AP)
쿠바 엘 아세라데로에서 한 여인이 허리케인 멜리사로 파괴돼 폐허간 된 집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AP 연합
허리케인 멜리사가 쿠바 동부를 강타한 지 거의 한 달이 지났지만, 피해 지역 주민 수천 명은 여전히 전기와 식수가 끊긴 채 고군분투하고 있다.

홍수로 가옥이 파손되고 기반 시설이 마비된 가운데, 연료 부족과 구조적 전력난까지 겹치며 복구 작업은 더디고 지역별 편차도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를 본 리오 카우토 일대에서만 2300명 이상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민 대다수는 친척 집이나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일부는 텐트나 공공건물에 모여 지내고 있다.

전기가 끊긴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낮에는 강이나 우물로 물을 길어 나르고, 밤에는 촛불과 휴대용 랜턴에 의존해 생활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전력 시스템 자체가 파괴된 지역도 있지만, 기존의 전력 부족 문제와 순환 정전이 장기화하면서 정전 사태가 한 달 가까이 지속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동부 지역은 부분적으로 전기가 복구됐으나, 주민들은 "어떤 집은 들어오고 어떤 집은 며칠째 깜깜하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식수난 역시 심각하다. 홍수로 상수도 시설이 오염되거나 펌프가 작동을 멈추면서 주민들은 식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소와 소규모 병원은 발전기 연료 부족으로 운영이 제한됐고, 약품과 장비 부족 사례도 보고돼 위생 악화와 전염병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쿠바 적십자와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식수·생필품 지원과 임시 피난 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연료 부족, 취약한 전력망, 도로 단절 등으로 인해 구호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IFRC는 "현재의 복구는 느리고 고르지 않으며, 장기적 재건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쿠바는 이미 연료 수입 감소와 낡은 발전 시설로 인해 상시적인 젼력난을 겪어 왔는데, 멜리사가 이 구조적 취약성을 더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주민 니엘비스 벨레스는 AP와의 인터뷰에서 "허리케인이 지나간 지 한 달이 됐지만 우리의 삶은 아직도 멈춰 있다"면서 "전기 없이, 물 없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