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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커지는 中 TV 공세…삼성·LG, 고강도 ‘쇄신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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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11. 16. 19:31

中 TCL·하이센스 등 CES 전시 규모 확대
글로벌 TV 시장서 中 브랜드 점유율 '쑥'
삼성·LG 인사 앞두고 TV 리더십 교체 가능성
TV 출하량 한국 추월한 중국<YONHAP NO-6054>
/연합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은 단연 TV 사업이다. 수십년간 국내외 TV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가전 명가' 타이틀을 굳건히 했지만, 후발주자격인 중국 브랜드의 공세에 점점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주요 경쟁력 지표로 여겨지는 출하량 점유율도 중국 브랜드에 상당부분 내주는 등 위기감이 한껏 커지면서 세간의 관심은 연말 사장단 인사로 향한다. 올해에도 신상필벌 원칙을 앞세운 인사가 예상되는 만큼 TV 사업에서 강도 높은 '쇄신 카드'를 꺼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V업체 TCL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메인 전시장인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3300여㎡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다. 삼성전자가 20년 넘게 전시관을 꾸렸던 곳이지만, 내년 CES에서는 인근 윈 호텔에 관련 공간을 마련하면서 빈 자리를 TCL이 꿰차게 됐다. 기존 TCL의 전시 공간은 또 다른 중국 TV업체 하이센스가 차지하는 등 일제히 전시 규모를 키우면서 글로벌 TV 시장 내 한층 높아진 존재감을 과시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가 집계한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17.2%, 11.7%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1.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포인트, 0.6%포인트 증가한 15.4%, 14.9%의 점유율을 각각 나타냈다. OLED TV 등 프리미엄 라인업에 집중하는 국내 기업들과 달리, LCD TV와 미니 LED TV 등 상대적으로 저가 라인업을 앞세우면서 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사업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는 중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는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든 7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1000억원의 영업손실(DA사업부 포함)을 냈다. LG전자 역시 TV 사업을 맡고 있는 MS사업본부가 2분기를 기점으로 적자 전환한 상태다. 올해 1~3분기 영업손실은 5000억원에 달한다. 양사 모두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판매가격까지 낮추면서 수익성 부담이 더욱 커졌다. 3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평균판매가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3.7% 하락했다.

다가오는 양사 사장단 인사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기도 하다. 성과와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는 신상필벌 기조에 따라 문책 인사가 단행될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VD사업부장인 용석우 사장의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VD사업부가 속한 DX부문의 경우 지난해 칼바람 인사가 이뤄졌던 DS부문과 달리, 주요 사업부장들이 자리를 지킨 바 있다. 용 사장도 지난해 유임에 성공했지만, VD사업부가 올해 10년 만에 경영진단 대상에 오르는 등 개편 가능성이 커지면서 거취가 주목된다.

LG그룹 내 TV 전문가로 꼽히는 박형세 MS사업본부장(사장)도 마찬가지다. 2019년부터 LG전자 TV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2023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올해 연달은 부진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S사업본부는 올해 주요 사업본부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을 시행한데다 임원 수도 대거 축소되는 등 효율화 작업이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재계 인사가 변화와 쇄신에 방점이 찍힌 점을 감안할 때 리더십 재정비 등 TV 사업에서 변화 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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