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시장서 中 브랜드 점유율 '쑥'
삼성·LG 인사 앞두고 TV 리더십 교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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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V업체 TCL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메인 전시장인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3300여㎡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다. 삼성전자가 20년 넘게 전시관을 꾸렸던 곳이지만, 내년 CES에서는 인근 윈 호텔에 관련 공간을 마련하면서 빈 자리를 TCL이 꿰차게 됐다. 기존 TCL의 전시 공간은 또 다른 중국 TV업체 하이센스가 차지하는 등 일제히 전시 규모를 키우면서 글로벌 TV 시장 내 한층 높아진 존재감을 과시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가 집계한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17.2%, 11.7%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1.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포인트, 0.6%포인트 증가한 15.4%, 14.9%의 점유율을 각각 나타냈다. OLED TV 등 프리미엄 라인업에 집중하는 국내 기업들과 달리, LCD TV와 미니 LED TV 등 상대적으로 저가 라인업을 앞세우면서 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사업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는 중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는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든 7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1000억원의 영업손실(DA사업부 포함)을 냈다. LG전자 역시 TV 사업을 맡고 있는 MS사업본부가 2분기를 기점으로 적자 전환한 상태다. 올해 1~3분기 영업손실은 5000억원에 달한다. 양사 모두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판매가격까지 낮추면서 수익성 부담이 더욱 커졌다. 3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평균판매가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3.7% 하락했다.
다가오는 양사 사장단 인사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기도 하다. 성과와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는 신상필벌 기조에 따라 문책 인사가 단행될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VD사업부장인 용석우 사장의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VD사업부가 속한 DX부문의 경우 지난해 칼바람 인사가 이뤄졌던 DS부문과 달리, 주요 사업부장들이 자리를 지킨 바 있다. 용 사장도 지난해 유임에 성공했지만, VD사업부가 올해 10년 만에 경영진단 대상에 오르는 등 개편 가능성이 커지면서 거취가 주목된다.
LG그룹 내 TV 전문가로 꼽히는 박형세 MS사업본부장(사장)도 마찬가지다. 2019년부터 LG전자 TV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2023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올해 연달은 부진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S사업본부는 올해 주요 사업본부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을 시행한데다 임원 수도 대거 축소되는 등 효율화 작업이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재계 인사가 변화와 쇄신에 방점이 찍힌 점을 감안할 때 리더십 재정비 등 TV 사업에서 변화 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