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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국산 기술 집약체 ‘장영실함’ 진수…“핵심전략자산으로 첨단 해군력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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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지환혁 기자

승인 : 2025. 10. 22. 17:15

해군·방사청, 22일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서 장영실함 진수
장보고-III Batch-II 3600t급 잠수함 첫 선
우리 군 핵심전략자산으로 첨단 해군력 건설에 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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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열린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 장영실함 진수식에서 샴페인병을 깨뜨리는 진수식이 거행되고 있다. /해군
22일 오후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야드에 빼곡히 들어선 LNG선의 블럭들을 지나 특수선사업부에 도착하니 국내 첫 3600t급 잠수함 '장영실함'(SS-087)이 위풍당당하게 서있었다. 이날 진수식을 갖는 장영실함은 묵직한 모습으로 행사장을 찾는 손님들 맞이했다.

장영실함의 좌우엔 내년 진수될 예정인 장보고(KSS)-Ⅲ Batch-Ⅱ 2번함이 한창 건조중이었고,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보급함 찰스 드류(Charles Drew)함이 정기 수리를 받고 있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국내 최신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 수준의 잠수함 설계·건조기술과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입증된 K-조선의 위상을 한번에 살펴볼 수 있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디젤잠수함 장영실함의 진수식을 이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개최했다. 장영실함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과학기술의 상징인 과학자 장영실에서 따왔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해군 창설의 아버지 손원일 제독은 '해군은 그 자체가 현대 최신과학의 정예(精銳)와 진수(眞髓)가 종합돼 만들어진다'고 말했다"며 "우리 기술로 건조된 장영실함이 스마트 정예 강군의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대한민국 해양수호의 핵심 전력으로서 소임을 완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총장을 주빈으로 진행된 진수식은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 손재홍 국방기술진흥연구소장, 신상범 국방기술품질원장, 강동구 해군 잠수함사령관, 캐나다·폴란드·영국·사우디아라비아 등 수출대상국 관계자 등을 비롯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내 가설 돔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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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길 해군 참모총장이 22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개최된 장영실함 진수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해군
진수식의 하이라이트는 가설 돔 내 대형 스크린이 반으로 갈라지며 장영실함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낼 때였다. 사회자의 구령과 함께 무대 중앙 대형스크린 사이로 진수를 기다리던 장영실함의 검고 거대한 선체가 드러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진수식에 참석한 정부와 군 관계자, 수출대상국 관계자, 해외 무관들은 장영실함의 위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리 바다를 지킬 이 거대한 잠수함의 차가운 흑색 강철판은 매끈한 곡선을 뽐내며 참석자들에게 묘한 생명감을 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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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III Batch-II 1번함 장영실함이 22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진수식을 위해 트레일러 위해 거치돼 있다. /해군
이상우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은 "이번 장영실함 진수식을 통해 우리 K-방산의 우수한 기술력을 국민과 전 세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향후 K-잠수함이 세계 평화를 선도할 핵심 전략자산으로서 방산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군 관습에 따라 주빈인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박미영 여사가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손도끼로 절단하자 장영실함은 큰 뱃고동 소리를 내며 포효했다. 장영실함의 뱃고동 소리는 기술 자립을 통해 해양 주권을 수호하려는 대한민국 해군의 굳건한 의지를 전 세계에 천명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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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열린 장영실함 진수식에서 주빈인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박미영 여사가 진수줄을 손도끼로 자르고 있다. /해군
장보고(KSS)-Ⅲ Batch-Ⅱ 사업은 길이 89m, 수상 배수량 3600t급 잠수함 3척을 2029년까지 건조하는 사업으로 약 3조4100억원이 투입된다. Batch-Ⅱ 1번함인 장영실함은 최첨단 기술이 응축된 '움직이는 전략 기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장영실함은 장보고-Ⅲ Batch-Ⅰ(3000t급) 1번함 도산안창호함에 비해 탐지·타격 능력, 은밀성, 생존성 등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도산안창호급과 비교해 잠수함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체계와 눈과 귀에 해당하는 소나체계의 성능이 개선돼 정보처리와 표적탐지 능력이 강화됐다. 함내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감소시키는 다양한 저감기법을 적용해 수중방사소음을 줄여 은밀성을 향상했다. 특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능력도 기존의 도산안창호급(수직발사대(VLS) 6개)보다 더 강화된 10개의 수직발사대를 갖췄다.

김태훈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은 "장영실함은 우리 군의 핵심전략자산으로서 한층 강화된 정밀 타격능력과 수중작전능력을 갖춰 다양한 해양 및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해양주권을 굳건히 수호할 수 있는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해군력 건설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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