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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거래시간 12시간 확대 추진…증권사 “인력·비용 부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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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5. 10. 19. 18:17

금융위, 프리·애프터마켓 신설 본격 검토
나스닥·일본 등 해외선 24시간 거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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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사 전경 /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주식시장 거래시간을 최대 12시간(오전 8시~오후 8시)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전산 투자 및 인력 투입 등 부담이 커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시장과의 교차 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증권업계선 구조적 부담금과 기간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자본시장 인프라 개선의 일환으로 거래시간 확대와 결제주기 단축(T+2→T+1)을 병행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프리마켓(오전 8시~8시30분) △시가단일가(8시30분~9시) △정규장(9시~3시30분) △애프터마켓(3시40분~8시) 등 12시간 체제 운영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거래소는 최근 주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비공식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대상 회사에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증권사들은 글로벌 시장과의 교차 거래 확대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준비 기간과 비용 문제를 우려하고 나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규장을 오전 8시로 앞당기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전산개발과 인력 재배치 등 사전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거래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전 준비의 규모를 거론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정규장이 앞당겨지면 일부 부서는 오전 6시대 출근해야 하고 야간 감시조를 새로 꾸려야 한다"며 "결국 인건비 부담이 고객 수수료로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애프터마켓 신설 형태가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거래시간이 확대되면 주문관리시스템(OMS), 백오피스, 보안 서버 등 주요 전산 인프라를 24시간 대응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실시간 시장감시 시스템도 야간까지 확장해야 하므로 전력비, 유지보수비, 보안비용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별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 원의 추가 정보기술(IT) 투자비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노조는 근무시간 확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놨다. 노조 관계자는 "거래량이 폭증하지 않는 한 노동 강도만 높아질 것"이라며 "운영비 부담이 실익을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정합성을 위한 논의 중 하나로 거래시간 확대는 업계 협의와 인프라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며 "연내보다는 내년 중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요 해외 거래소들은 이미 거래시간 확대를 통해 투자 접근성을 넓히는 추세다. 일본거래소그룹(JPX)은 2011년 도쿄증권거래소(TSE)에 야간시장을 도입해 새벽 3시까지 거래를 허용했고 이후 2016년에는 새벽 5시30분까지로 연장했다. 미국 나스닥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역시 올해부터 평일 기준 24시간 주식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나스닥은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 제고를, Cboe는 파생·ETF 중심의 유동성 확대를 목표로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확대가 글로벌 흐름과 궤를 같이하지만 인력과 시스템 부담, 근로시간 문제 등 복합 과제가 남아 있어 실제 시행까지는 중장기 조율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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