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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전북 익산 4산업단지에 위치한 '하림 퍼스트 키친' 견학 코스. 이곳은 하림이 '식품기업으로서의 정체성과 기술력'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개방한 공간이다. 실제 제조 공장이 운영되는 곳으로, 소비자들에게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신뢰를 높이고 브랜드 철학을 공유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 내부에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공정 외에도 하림의 식문화 비전과 주요 제품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학교 단체 체험학습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도 소규모 학생 단체와 일부 가족 단위 관람객이 도슨트의 안내에 따라 공정을 차분히 둘러보고 있었다.
하림은 식품공장을 '키친로드', 육가공 공장은 '치킨로드'로 부르며 두 코스를 합쳐 '하림푸드로드'라 명명했다.
관계자는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국민이 공유하는 첫 번째 부엌이라는 의미에서 '퍼스트 키친'이라 부른다"며 "소비자가 집에서 조리하는 제품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조리를 하는 부엌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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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공정이 특히 눈에 띄었다. 쌀과 물만으로 밥을 짓고, 방부제나 첨가물은 일절 넣지 않는다. '클래스 100' 수준의 클린룸에서 포장해 첨가물 없이도 최대 10개월의 유통기한을 확보한다. 클래스 100은 1세제곱피트(ft³)당 부유 입자가 100개 미만으로 유지되는 청정 환경으로, 일반 공간(약 300만 개 수준)보다 수만 배 낮은 오염도 기준이다.
하림 측은 일반 즉석밥 제품에는 산도조절제나 보존료가 0.1~0.3% 포함되지만 자사 제품은 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밥을 용기에 담을 때는 위에서 누르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진동을 주어 고르게 퍼지게 하는 '평탄화 공정'을 적용해 눌림 자국 없이 밥알의 형태와 식감을 보존한다.
공장 견학의 끝은 스마트 물류센터 'FBH(Fulfillment By Harim)'였다. 하림은 이곳을 "국내 최초의 식품 전용 스마트 물류 거점"으로 소개한다. 제조공장과 물류센터는 컨베이어벨트 브릿지로 직접 이어져 있어 공정이 끝난 제품이 별도 포장이나 이동 과정 없이 곧바로 물류센터로 흘러 들어간다. 브릿지 내부는 0~5℃로 유지돼 냉장·냉동 제품의 신선도도 보호된다.
하림은 이 시스템 구축에 약 1500억원을 투입했다. 단기 적치를 최소화하고 '당일 생산·당일 출고' 체제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덕분에 공장에서 우리 집까지 직배송되는 D2C(Direct to Customer) 시스템이 가능했다. 하림은 이를 바탕으로 신선식품 플랫폼 '오드그로서(ODD GROCER)'도 운영 중이다. 이에 소비자는 당일 산란한 달걀, 당일 도계한 닭고기, 착유한 참기름 등 신선식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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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닭이 식탁에 오르는 과정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닭이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1년 반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원종계(조부모 닭)에서 종계(부모 닭), 다시 식용으로 길러지는 실용계(자식 닭)까지 이어지는 '생산 계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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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푸드로드에서는 닭에서 라면, 밥까지 이어지는 생산 시스템과 '맛은 신선함에서 온다'는 하림의 철학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은 식품의 본질인 신선함을 무기로 삼아 나아가고자 한다"며 "소비자에게 가장 맛있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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