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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금융업의 새로운 경쟁력 ‘정보 대차대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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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8. 20. 18:08

구본재 딜로이트 컨설팅 부사장
구본재 딜로이트 컨설팅 부사장
금융기관들은 그 어떤 기업보다도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관리하는 주체들이다. 하지만 양적·질적으로 확대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매출을 올리고 수익도 성장시킬 수 있음을 실제로 보여준 금융기관들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최근까지 유리한 예대마진 구조, 비교적 낮은 리스크의 자산을 통해서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데이터 활용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AI시대를 맞아 상황은 매우 다르게 변하였다. 고객들은 수많은 정보 속에 더욱 경쟁력 있는 가격, 더 신속한 업무처리와 높은 고객경험을 향해 전통적 금융기관에서 다른 기관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제 금융기관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활용도를 극대화하여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보유한 정보와 데이터 자산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미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와 데이터도 체계적으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AI 경영에 나서는 금융기관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안은 기업이 자신의 재무 상태를 보여주는 대차대조표를 만들듯이 자신의 데이터 자산을 체계적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보 대차대조표에는 어떤 항목이 들어가야 하는가? 첫째, 회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정보 및 데이터, 둘째, 경쟁사 대비 회사의 정보 및 데이터 수준, 셋째 회사, 경쟁사 그리고 고객의 변화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 수준에 발생하는 변화, 그리고 넷째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 수준의 변화에 따른 회사의 수익성 및 사업 가치의 변화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는 한 금융기관의 경우, 불과 2년 전만 해도 어느 부서에서 어떠한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해당 데이터들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전사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데이터도 각 부서 내에서만 사용되어 통합적 데이터관리가 안 되던 소위 '데이터 깜깜이' 상황이 있었다. 이에 회사는 정보 대차대조표 개념을 도입하여 '자체'로 만들어지는 모든 데이터와 외부에서 '수입'하는 데이터의 상황을 파악하여 회사 내에서의 모든 데이터의 흐름을 명확하게 가시화하였다. 또한 데이터 포털을 마련하여 데이터를 전사적으로 공유,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으며, 시장환경과 고객의 니즈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데이터의 가치를 측정하고 그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해당 금융기관은 현재 AI 분야뿐만 아니라 사업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모든 금융기관들이 구글, 아마존과 같은 데이터 분석 전문회사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향후 데이터 역량은 회사의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줄 것이므로 필수적으로 '정보 대차대조표'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통합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정보의 지속적 수집 활동, 수집된 정보의 분석 역량 강화 등과 같은 구체적인 후속 액션들이 필요하다.

디지털 및 AI 시대에는 정보를 활용한 가치 창출의 기회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 정보기반의 가치 창출에 성공한 금융기관이 많지는 않지만 향후에는 이러한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정보 대차대조표'에 기반하여 정보 전략을 추진한 기관들은 분명히 매우 다른 미래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본재 딜로이트 컨설팅 부사장은…
연세대학교 경제학 학사 및 석사와 미국 시카고대학교 MBA 취득 후 글로벌 투자은행과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은행, 보험사, 증권사,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금융기관들과 유통회사 등 비금융산업 고객사를 대상으로 사업 진단, 중장기 사업 전략, 마케팅 혁신, 빅데이터 및 데이터 분석, 디지털 전환, 오퍼레이션 혁신, 업무 프로세스 혁신 등 고객사의 주요 현안에 대한 다양한 주제의 프로젝트 및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딜로이트 컨설팅 이전에는 Kearney 부사장, Oliver Wyman 대표, LEK Consulting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였음.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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