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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맹폭…최소 20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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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3. 18. 14:32

"하마스가 휴전안 거절…더 강력한 작전"
수십개 목표 타격…지상군 투입도 시사
백악관 "이스라엘, 공습 전 미국과 상의"
하마스 "휴전 합의 깨져…인질 운명 불확실"
APTOPIX Israel Palestinians
가자지구 자발리아에서 팔레스타인인 가족이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지상 작전으로 파괴된 자택 옥상에서 불을 피워 음식을 만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하마스와의 휴전에 돌입한지 2달만에 이스라엘이 가지지구 수십 곳에 대규모 공습을 가해 최소 200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보건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휴전 연장 협상이 교착상태를 이어오던 중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그리고 중남부의 데이르 알발라, 칸유니스, 라파 등 여러 지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고 사망자 중 상당수는 어린이였다.

이스라엘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수십 개 목표를 타격했으며, 필요할 경우 공습을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이번 공격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중급 지휘관과 핵심 인사, 그리고 무장 단체의 기반 시설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공격이 단순한 공습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15개월간의 폭격으로 이미 의료 시스템이 마비된 가자지구 병원으로 희생자들이 속속 도착했으며 피로 얼룩진 흰색 비닐로 덮인 시신들이 겹겹이 쌓인 모습이 목격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현재까지 86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민간 차량으로 병원에 이송된 희생자들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칸유니스 나세르 병원, 가자 중부 알아크사 병원, 가자시티 알아흘리 병원 등 전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병원들은 총 85구의 시신을 접수했다고 보고했다. 또, 가자 남부 라파에서는 한 가족 16명이 숨졌다고 당국이 발표했다. 가자 보건부 대변인은 "사망자 수는 최소 200명"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으로 하마스와의 휴전이 사실상 끝났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깨트렸으며,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59명의 운명은 불확실하다"고 경고했다. 이는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납치한 인질들을 지칭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반복적으로 인질 석방을 거부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제안한 협상안을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리실은 "이스라엘은 이제부터 하마스를 상대로 더욱 강력한 군사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브라이언 휴즈는 "하마스는 인질을 석방해 휴전을 연장할 기회가 있었지만, 거부하고 전쟁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공습을 단행하기 전 미국 정부와 사전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17일 밤 폭스뉴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자들에겐, 하마스든 후티 반군이든 모두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예멘의 후티 반군을 상대로 취임 이후 최대 규모 공습작전을 벌인 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이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옥이 쏟아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협상팀은 1단계 휴전이 종료된 후,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 아래 카타르 도하에서 회담을 진행해왔다. 1단계 휴전 기간 동안 가자지구의 무장단체들은 33명의 이스라엘 인질과 태국인 5명을 석방했으며, 이에 대한 대가로 약 20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석방됐다.

미국의 지지를 받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여전히 억류된 59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장기적인 휴전을 추진했다. 이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슬람의 라마단과 유대교의 유월절(4월)까지 전투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하마스는 전쟁의 영구적인 종식과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가자지구 철수를 협상의 핵심 조건으로 내세우며 기존 휴전 합의의 이행을 주장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중재자들이 네타냐후와 시온주의 점령 세력에게 이번 합의를 위반하고 뒤엎은 책임을 온전히 묻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1월 체결된 휴전 합의의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서로 비난해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차단하고, 하마스가 남은 인질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전투를 재개하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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