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날 것 그대로의 소통이 좋아 돌아왔어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29010009228

글자크기

닫기

전형찬 객원 기자

승인 : 2026. 05. 01. 06:00

'핑크트럭'으로 연극 무대 돌아온 박상면
박상면 프로필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박상면/ 스튜디오킬러웨일 제공
대학로 무대에 파격적인 비주얼의 트럭 한 대가 상륙한다. 화사한 분홍색 외관으로 시선의 중심에 섰지만 실체는 '성인용품 트럭'이라는 발칙한 설정을 가진 연극 '핑크트럭'이다. 이 작품은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이야기꾼 장항준 감독의 원작을 바탕으로 방차성 연출의 감각적인 변주가 더해져 기대를 모은다. 이와 함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대목은 배우 박상면의 연극 무대 복귀다. 박상면은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작품에 임하는 생각을 전했다.

연극 '핑크트럭'은 벼랑 끝에서 만난 '하자 어른들'의 웃픈 연대기다. 겉으로 보기엔 한없이 가벼운 코미디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벼랑 끝에 몰린 현대인들의 처절한 생존 본능과 생생한 생명력을 담아낸 휴먼 코미디 성격을 지닌 작품이다.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번번이 임용시험에 탈락한 30대 남성 주인공 '방정식'이 사기꾼이 버리고 간 '성인용품 트럭'을 타고 사기꾼 '김이슬'을 추격하기로 결심한다. 박상면은 이 무모한 추격전에 동승하는 중년남자 '허상만'으로 무대에 선다.

박상면 연습 장면
온래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박상면/ 스튜디오킬러웨일 제공
박상면은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허상만이라는 인물의 '입체적인 면모'에 깊이 매료되었다고 회상했다. "허상만은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좌절을 겪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보통의 인간이지만 그가 이를 극복하는 방식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특히 "어제까지만 해도 남들 운전하는 거 도와주던 사람이 오늘은 성인용품이라는 가장 민망한 상품을 팔고 다닌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런 괴리감이 있을지라도 치열하게 삶을 지탱하려고 노력하는 인물이 인간 삶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고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박상면은 이 작품이 단순한 슬픔을 넘어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 캐릭터 모두 비극을 겪었지만, 이 작품은 그 비극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며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 초점을 맞췄으며 그것이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소 타인의 이상한 시선이 뒤따를지라도 어떻게든 버티고자 하는 생명력이 눈부시다"며 "인생이란 어디로 흐를지 모르기에 더 재미있다"고 평했다. 그는 관객들이 "등장인물들의 세계를 아파하고 공감하기도 하면서 삶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는 구체적인 바람을 전했다.

핑크트럭 연습 장면
사진 스튜디오킬러웨일
무엇보다 박상면은 매체 연기에서 느낄 수 없는 연극만의 독보적인 매력으로 '관객과의 실시간 소통'을 꼽았다. 그는 "연극은 편집이 없다. 무대 연기와 매체 연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청중의 피드백을 가장 빨리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드라마와 달리 캐릭터에 몰입하다 내뱉은 숨소리 하나하나, 미세한 떨림까지 그 감정이 고스란히 청중에게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날 것 그대로의 정제되지 않은 모습으로 관객과 함께 극을 완성한다는 감각을 느끼고 싶었다"는 뜨거운 포부를 밝혔다.

박상면이 그리는 허상만은 단순히 희극적인 인물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모든 작품은 주인공의 욕망에서 출발한다. 이를 놓치지 않을 때 캐릭터는 흔들리지 않고 마냥 우스워지지 않는다"는 연기 지론을 펼쳤다. 그러면서 "작품이 웃음만 좋으면 한없이 가벼워지고, 진지하기만 하다면 한없이 씁쓸하고 무거워지기 때문에 상황의 진정성은 유지하면서도 감정의 무게를 섬세하게 조절하려고 노력했다"며 웃음과 씁쓸함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예고했다.

연극 핑크트럭은 5월 1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스타릿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성인용품은 생활용품이다"라는 발칙한 슬로건을 내걸고 있지만 그 내면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연대의 가치가 숨어 있는 작품이다.
전형찬 객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