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케이신문은 1일 다카이치 총리가 3월 19일 미일 정상회담 직전 호르무즈 해협 자위대 파견 여부를 논의하면서 두 가지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첫째는 자위대법에 근거해 해상자위대 소해정을 호르무즈 해협이나 페르시아만에 파견하는 방안, 둘째는 방위성설치법상 '조사·연구' 명목으로 해상자위대 호위함과 초계기를 보내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두 안 모두 헌법 9조 해석과 현행법상 한계에 부딪혀 실제 파견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번 논의의 직접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중순 이란이 무인기와 기뢰, 단거리 미사일로 호르무즈 해협 항행을 방해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일본과 한국, 중국, 프랑스, 영국 등을 지목해 함정 파견을 요구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3월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미국이 정상회담장에서 자위대 파견을 직접 요구할 가능성에 대비할 수밖에 없었다.
◇에너지 안보는 절박했지만, 해외 무력행사 벽은 높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일본 원유 수입의 생명선이다. 일본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고,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원유·나프타·석유화학 제품 공급까지 연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카이치 정권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확보가 에너지 안정공급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3월 24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각국의 기여를 요청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법률의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그렇다고 일본 내에서 자위대 파견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자민당은 지난달 24일 미국과 이란의 공식 정전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장애가 남을 경우 소해정 파견을 검토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언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자민당 정조회장은 "시레인 확보는 국익에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라며 법령 범위 안에서 소해정 파견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韓日, 美파병요구에 비슷한 고민
이번 사안은 일본 안보정책의 이중 구조를 보여준다. 한편으로 일본은 반격능력 보유, 방위비 증액,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등을 통해 '보통국가'에 가까워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실제 해외 위기에서 자위대를 어떻게 움직일지는 여전히 헌법 9조와 전수방위 원칙에 묶여 있다. 미국은 동맹국 일본에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지만, 일본 총리는 국내법과 헌법 해석을 들어 제동을 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에도 시사점은 작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원유·나프타·석유화학 공급망에도 직결된다. 동시에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해상안보 기여를 동시에 요구할 경우, 한일 양국은 에너지 안보와 군사적 관여 사이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된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검토는 일본이 군사적 역할 확대를 원하면서도 아직 헌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동 위기가 장기화될수록 일본 안보정책의 다음 쟁점은 "자위대를 보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법적 틀로 어디까지 보낼 수 있는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