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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핵인질’ 신세 한국… ‘자체핵능력·핵공유’ 등 포괄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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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05. 27. 18:10

천현빈_증명사진
천현빈 정치부 기자. /외교·통일부 출입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가장 유명한 국제정치계 명언이다. 하지만 이 말은 한반도 상황에 적용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북한을 줄곧 '영원한 적'으로 마주하고 있다. 냉엄한 한반도 정세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북한이 폭주하고 있다. 핵 보유의 타당성을 체제유지의 근간이라고 항변한 북한이 본심을 드러냈다. 이제 핵 선제 사용까지 김정은 입에 오르내린다. 핵을 머리 위에 이고 살아가고 있는 한국의 안보상황이 핵 하나로 북한에 인질 신세로 전락했다. 수많은 군사안보 전문가들의 경고가 현실이 됐다.

북한은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과는 비교 불가의 절대 열세 국가다. 하지만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부터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까지 거의 전력화에 성공했고, 핵탄두의 소량화는 물론 고체연료 개발도 사실상 마친 상태다. 고체연료는 군사 위성에 발각되지 않고 신속 이동해 은밀히 핵을 발사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체계다. 최고의 방어망을 갖춘 미국조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런데도 한국은 여전히 미국의 '핵우산'에 절대 의존하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트럼프 시절 미국 정부는 구멍 난 핵우산에 대한 우려를 키워 한반도 안보가 격랑에 빠진 바 있다. 한반도 전쟁 시 자동 참전이 보장되는 주한미군의 철수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제 트럼프는 해외주둔 미군기지 철수를 다시 외치며 '한국의 독자 핵무장'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철저한 비즈니스 맨인 트럼프 시점에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핵무장이 비용적인 면에서나 미국의 안보 측면에서나 모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결과다.
70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국은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했다. 그 배경엔 한·미 군사동맹이라는 확실한 안보체계가 있었다. 이제 그 안보 환경이 급변할 조짐이 보인다. 한국도 그 변화에 발 맞춰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한다. 미국의 MD체제 가입, 나토식 핵 공유 등의 방안을 공론화해야 함은 물론, 금기되는 자체 핵무장론도 최후의 카드로 검토할 수 있다는 안보적 결단을 버려서도 안 된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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