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 단단히 삐친 듯한 中, 더 이상 멀어지면 어렵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225010012600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02. 26. 06:00

한미일 결속·대만 발언…심상찮은 한중관계
한중 관계
중국의 한 관영 매체의 만평에서 보듯 현재 한중 관계는 사상 최악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국익을 위해서라도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지금 한중 관계는 엄청나게 나쁘다고 단언해도 좋다. 사상 최악이라고 해도 괜찮다. 중국 교민들의 중국살이가 지금처럼 피곤한 적이 없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당연히 이유는 많다. 우선 한미일 동맹의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기분이 좋을 까닭이 없다. 대만의 현상 변경 반대를 종종 입에 올리는 한국 고위급 인사들의 가벼운 언사도 거론해야 한다.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부룽즈후이(不容置喙)'를 사용해 비난한 것이 고마울 정도가 아닌가 싶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은 중국이 아예 대놓고 한국을 무시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현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대사를 포함한 주중 대사관 관리들이 중국의 카운트파터를 만나는 것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만났다는 사실을 그 어느 매체도 보도하지 않은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다.

현재 한국이 중국에게 당하고 있는 푸대접은 한마디로 바링(覇凌·왕따)이라는 유행어를 사용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도 상황이 크게 변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는 한국 언론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곧 열릴 것이라고 운을 띄우는 사실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언론은 다르다. 일언반구도 거론하지 않고 있다. 당연히 한중 정상회담의 개최 역시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만약 열린다면 기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한중 관계가 계속 이 상태로 가는 것은 한국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 꽁꽁 얼어붙은 남북 관계 개선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솔직히 아쉬울 것이 없다. 미국과 맞장을 뜨는데도 그럭저럭 버티는 저력을 보면 먼저 한국에게 손을 내밀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이외에는 없다. 자존심보다는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할 상황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