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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에 철강·시멘트값 ‘꿈틀’… 건설업계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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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3. 05. 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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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전기요금 kWh당 8원↑
철근·시멘트값 인상 불가피…공사비·분양가 상승 불가피
주택 수요 또다시 위축될 가능성도
분양·도시정비사업 운영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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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 결정으로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기료 상승에 따라 철강·시멘트 등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원자재값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곧 공사비 및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주택시장을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가 늘면 주택사업 수익성이 나빠져 신규 분양 물량이 줄고 기존 사업장에선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깊어지는 등 건설사들의 원활한 사업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전기요금이 kWh(킬로와트시)당 8원 오르면서 건설사들의 사업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전기는 철강·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전기요금이 오르면 건설 원자재 가격·공사비·분양가가 연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통상 전기료가 kWh당 1원이 오를수록 철강업계의 전력 지출 비용은 1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력 지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해지자 철강업계는 지난 16일부터 철근 가격을 t(톤)당 5000원 인상했다. 철근 가격 조정은 월 단위로 이뤄지는 것이 관례지만 전기료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을 반영하기 위해 이례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

또 전기료는 시멘트 제조원가의 20~25% 수준을 차지하는 만큼 추가적인 가격 조정을 거칠 확률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시멘트값은 지난해 2월 t당 7만8800원에서 9만2400원으로, 11월에는 10만5400원으로 오른 바 있다.

건설 원자재 가격의 연쇄 상승은 공사비 증가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및 코로나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는 이미 오를대로 오른 상태다. 여기에 또다시 상승 요인이 발생한 만큼 건설업계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51.11로 나타났다. 같은 달 기준 2020년(118.06), 2021년(126.14), 2022년(143.74)에 이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공사비 증가는 곧 분양가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통상 주택사업에서 건축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수준이다. 대지비를 따로 내지 않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경우 건축공사비 비중이 60~70%까지 높아진다. 이에 따라 아파트 분양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21만 원)과 비교해 11.7% 올랐다. 2017년(1161만 원)에 비해서는 46.3%나 뛰었다. 공사비가 계속 오를 경우 분양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는 공사비 급증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격화하는 사례도 늘었다. 추가 분담금을 내지 않을 경우 시공사가 공사를 중단하거나 입주를 금지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으로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연합뉴스
문제는 분양가 상승이 최근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로 되살아나고 있는 주택 수요 심리를 다시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아파트 청약시장에선 분양가 등에 따른 단지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지닌 단지에만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청약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에서도 강북구 '엘리프 미아역 1·2단지'와 영등포구 '등촌 지와인' 아파트는 고분양가 논란에 발목이 잡혀 각각 3.42대 1, 1.97대1, 1.28대 1이라는 저조한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한 중견 건설사 임원은 "가뜩이나 공사비가 많이 올라 분양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등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힘든 상황인데 전기료까지 올라 걱정이 크다"며 "이번 전기료 인상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 추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사업 계획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상승에 따라 공사비가 증가하면 건설사들의 분양 사업뿐 아니라 도시정비사업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기료·원자잿값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여파로 공사비가 오르면 건설사들은 한정된 예산에 맞게 분양 물량을 줄여야 하거나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사업지에선 조합과 시공사 간 마찰이 잦아지는 등 업계의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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