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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낮춰도 입질 없어요” 냉기 도는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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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승인 : 2021. 12. 1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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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세 위축에 가격 하락 뚜렷
시장 관망세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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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를 낮춰도 팔리지 않아요.”

14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신동아리버파크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인근에 있는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호가는 조금 떨어졌지만 매수 대기자들이 더 떨어지길 원하고 있다”며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보니 매물만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매매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빠른 속도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집값이 하락장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뉴타운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84㎡형은 한달 전보다 5000만원 내린 9억원에 매물로 나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팔리지 않고 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집주인이 시세보다 호가를 낮춰 내놔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매도인과 매수인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의 인식 차가 1억원에 가깝다 보니 거래는 되지 않고 매물만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노원구 상계주공 4단지 전용 58㎡형의 경우 지난달 12일 주변 시세보다 5000만원 싼 7억 47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이 가격 선에선 입질이 아예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노원구 상계동 한 공인중개사는 “예전에는 매도인들이 집을 내놓으면서 수백만원까지 조정을 해줬다면 최근에는 수천만원 단위 조정도 가능하다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거래 빙하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사실상 끊긴 상태다. 지난 10월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은 1년 전보다 23% 넘게 감소했다. 12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 98.0보다 하락한 96.4를 기록하며 4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이 지수가 기준치인 100이면 수요와 공급이 같은 수준이며 200에 가까우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단기간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대출 규제 강화와 추가 금리 인상, 종부세 등 세금 부담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의 시장 상황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거래 경색’”이라며 “아파트 거래량은 부동산 가격의 선행지표로, 거래 감소는 가격 하락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관측도 많다.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가 일시적으로 억눌린 데에 따른 현상으로,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인 공급난이 해결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집값이 하락하는 곳도 있지만 신고가 거래도 계속 나오고 있다”며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리는 지역과 그렇지 않는 지역간 집값 양극화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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