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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진핑, 200분 마라톤 회담...구체적 성과 없지만 관계개선 시작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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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11. 16. 15:39

바이든 대통령-시진핑 국가주석, 194분 화상 정상회담
백악관 "미중관계 복잡한 성격, 경쟁관리 중요성 논의"
CCTV "근본적 문제, 공동 관심 문제 소통"
부드러운 분위기 시작 회담, 다양한 문제 이견 노출
Biden US China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은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시작됐지만 두 정상은 중국의 인권 문제와 대만·홍콩·무역 등에 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5일 오후 7시 45분(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 45분)부터 약 3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중 관계의 복잡한 성격과 책임감 있는 경쟁 관리의 중요성에 관해 논의하고, 미·중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분야와 이해관계·가치·시각이 엇갈리는 분야를 다루었다고 미 백악관이 16일 전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는 두 정상이 194분에 걸친 회담에서 “전략적이고 포괄적이고 근본적 문제와 공동으로 관심을 가진 중요 문제에 관해 충분하고 심도 있는 소통과 교류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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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두 정상 간 회담은 예상대로 공동성명 없이 끝났고, 중국의 인권·대만·홍콩 문제 등에 관해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보이지만 극심한 갈등 관계에서 벗어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은 두 정상의 오랜 인연을 반영하듯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을 함께 여행했고, 엄청난 시간을 보냈다’며 “좀 더 공식적으로 해야 할 것 같은데 당신과 나는 그렇게 격식을 차린 적이 없었다”고 했고, 시 주석은 최소 8차례 만난 바이든 대통령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칭하고 “만나게 돼 매우 행복하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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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중국과 미국의 지도자로서 우리의 책임은 양국 간 경쟁이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충돌로 바뀌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곳에서, 특히 기후변화와 같은 중요한 글로벌 이슈에서 우리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곳에서 협력하기 위한 상식적인 가드레일(보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상호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고 협력해서 윈윈해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공동 인식을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중·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길 원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상호 존중’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암묵적 비판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침해, 홍콩 민주화 시위 진압, 대만에 대한 군사적 공격 등에 대한 미국의 비판을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한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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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2월 17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미국 주지사들과의 만남에서 하와이주 지사가 선물한 초콜릿을 먹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실제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다양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신장·티베트·홍콩에서의 중국 공산당 관행에 대한 우려를 더욱 광범위하게 제기했다”며 “미국 노동자와 산업들을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및 경제 관행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이 지역에서의 항행의 자유 및 안전한 영공 비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전념한다면서도 현상을 바꾸거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일방적인 조처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최대한의 성의와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의 비전을 이루려 하겠지만 만약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돌파하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은 상호 존중·평화 공존·협력 및 상생 등 미·중 관계 상생 원칙을 제시하고, 상호 공영이 본질인 중·미 경제무역을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과 확대, 그리고 중국 기업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북한·아프가니스탄·이란 등 주요 지역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고, 의료안보·기후 위기·세계적인 에너지 공급 등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초국가적 문제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두 정상 간 구체적인 논의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회담이 세계 주요 2개국(G2) 간 관계 개선을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붉은색 넥타이를, 시 주석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넥타이를 각각 착용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한다.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회의실에서 한 시 주석의 모두 발언은 중국 관리들의 일련의 신랄한 발언과 비교해 화해 어조였다고 NYT는 밝혔다.

AP통신은 “국내 압력에 직면해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세계 무대에서 양측 모두에게 가장 중요하고, 종종 격동하는 관계의 온도를 낮추기로 결정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회담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라는 체제부터 군사·경제·가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NYT는 두 정상이 양국 간 협력을 향상시키기로 약속했지만 3시간이 넘는 대화 후에도 큰 돌파구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재닛 옐런 재무장관·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커트 캠벨 NSC 인도·태평양조정관·로라 로젠버거 국가안보실(NSC) 중국 담당 선임국장 등이 배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주임·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셰펑(謝鋒) 외교부 대미 담당 부부장 등이 자리했다.

다만 모니터에는 중국 측 배석자들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시 주석이 발언할 때 블링컨 장관과 캠벨 조정관은 열심히 메모했고, 설리번 보좌관은 특정 키워드만 적었으며 옐런 장관은 주의 깊게 듣고 있었다고 미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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