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수송기 16대, 편대 형성해 말레이시아 상공 진입
중국, 대만 영공 침입, 올해 106일 중 75일
"중, 군사활동 기정사실화, 지배권 공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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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군에 따르면 외국기가 남중국해 주변 등 자국 영공을 침입한 횟수는 지난 5월 17일 기준 498회로 7년 전인 2014년의 약 10배에 달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6일 보도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공군은 지난 1일 중국군 다목적 대형 수송기 16대가 전날 정오께 자국 해상구역과 보르네오섬 코타키나발루의 비행정보구역(FIR)에 진입한 다음 사라왁주에서 60해리(111㎞) 떨어진 지점까지 근접 비행했다가 루코니아 암초(중국명 베이캉안사<北康暗沙>)까지 비행해 전투기를 긴급발진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군 수송기는 ‘전술적 편대’를 짜 말레이시아 영공에 접근했고, 교신을 요구했지만 반응을 하지 않다가 말레이시아 전투가의 긴급발진 후에 사라졌다고 말레이시아 공군은 설명했다.
중국군 항공기의 영공 침입은 대만에 대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닛케이가 1월 1일부터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대만 문제를 언급한 4월 16일까지 106일의 약 70%에 해당하는 75일 동안 중국군 항공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의 산호초 주변에서는 다수의 중국 선박이 3월부터 정박하기 시작, 당초 한 장소에 220척이 정박했다가 이후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에 필리핀 국무부와 외무부는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며 즉시 철수하라고 반복해 요구했지만 중국 선박을 계속 머물고 있다.
중국은 경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자국에 의존하는 동남아 각국의 약점을 파고들어 해상뿐 아니라 영공에서도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이에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은 군함 파견 등으로 견제에 나서 남중국해를 무대로 한 패권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중국이 동남아를 압박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대항 의도뿐 아니라 가장 중시하는 ‘핵심적 이익’의 하나인 남중국해에서의 지배권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조바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남중국해는 수심이 깊어 미국에 대한 억지를 위한 ‘비장의 카드’인 원자력 잠수함이 은밀하게 활동하기 쉽고, 자원 개발 거점으로서도 가치가 있다.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해양탐사 거점을 둔 베트남 연안의 뱅가드 뱅크 주변 해역에서 경계·감시 활동을 강화해 이곳에 자원개발 거점을 가진 베트남을 견제하고 있다.
닛케이는 동남아 각국은 역사적으로 강대국과의 등거리 외교를 전개해왔지만 중국은 이를 무너뜨리려고 움직이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풀이했다. 동남아 각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돼 중국의 백신 공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해상·영공에서의 군사 활동 강화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지배권을 서서히 넓히려고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