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난 담화에 대응..."조정·실용적 접근, 목표 달성 최고 기회 제공"
"대북 외교적 관여 준비돼"...구체안 제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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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은 적대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해결을 목표로 한 것이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궁극적으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북한을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2일(한국시간) 담화를 내고 "대단히 큰 실수" "실언"이라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반응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같은 날 담화를 통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북한자유주간에 즈음하여' 성명에서 북한 인권 상황을 비판한 데 대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이라며 "최고 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 두 성명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30일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셈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북한 핵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도전과제를 감소시키기 위해 '전부에 대한 전부 또는 전무에 대한 전무(all for all, or nothing for nothing)'가 아니라 더 조정되고 실용적이며 신중한 접근법이 실제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moving the ball down the field) 최고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당신이 새 대북정책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중간 어딘가에 있다고 말했는데 그 두가지 계획 모두 북한에 통하지 않았는데 왜 중간 지대가 가능할 것 같은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지만 모호성은 여전하다.
아울러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은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30일 "우리의 정책은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도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그 궁극적 목표를 향해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과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유인하기 위한 당근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 또한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가 고려하는 것(새 대북정책)이 북한의 도발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도발이 진행되는 동안 제재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미 행정부 당국자가 WP에 새 대북정책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로 이어지는 '단계적(phased)' 합의를 추구한다면서 역대 행정부가 사용해 익숙한 '점진적인(step by step)' 합의 같은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
아직 '단계적' 접근법의 내용이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미국도 상응한 조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그 목표(비핵화)를 향한 길에서 진전을 도울 수 있는 실용적 조처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