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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한국전력 경영 불확실성…“전기요금 동결·수장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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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1. 03. 2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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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등 정책적 이슈 영향
'연료비·연동제' 취지 훼손 우려
김종갑 사장 후임 역할 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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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올 들어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7년 만에 전기요금 인상을 시도했지만 정부 제동으로 물 건너 간 데다, 김종갑 현 사장의 연임이 무산되면서 새 수장에 어떤 인물이 오를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8조6000억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 순이익 2조94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2000억원과 1조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올해도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생긴 전력공백을 값비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하는 데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한전은 올해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유류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의 변동분을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9~11월 연료비 변동분이 반영된 올 1분기 전기요금은 연료비 하락 추세를 반영해 기존보다 1킬로와트시(kWh)당 3원이 인하됐다.

특히 2분기 전기요금의 경우 올 1분기 국제 유가 등이 크게 오르면서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지난해 배럴당 42달러였던 국제유가는 최근 60달러 중반까지 상승한 상태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한전은 지난 22일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1분기(1~3월)와 같은 ㎾h당 -3원으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한전 계산에 따른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h당 -0.2원이다. ㎾h 당 2.8원만큼의 요금 부담을 한전이 부담하게 된 셈이다.

한전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유보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한전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을 당시 한전의 주가는 16일 기준 2만4750원까지 올랐지만, 이날 22700원까지 떨어졌다.

한전의 연료비 조정 요금 운영 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전기요금이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보 권한’을 마련해 뒀다. 이 유보권한을 연동제 도입 3개월 만에 적용한 것이다. 김용범 기재부 2차관은 지난 19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며 “2분기 공공요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심 악화를 우려해 전기요금을 동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선거 때문에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은 최근 탈원전 정책으로 전력생산 단가가 높아진 와중에도 정부 눈치에 신규 채용 인원을 늘리고 있다.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먼저 부채 해소와 경영 전반을 재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가 전기요금 조정에 계속 개입할 가능성도 있어 연료비연동제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료비 등락에 따라 전기료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면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개편해 나가겠다는 한전의 청사진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전은 정책적인 이슈와 관련된 재무적인 부담을 떠안고 있는 곳”이라며 “한전 이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정부도 한전이 공기업이긴 하지만, 다른 일반 국민인 주주들도 있다는 사실은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전은 1분기 전기요금을 책정할 때 조정하지 않은 미조정금액이 있어 연간 실적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1분기 연료비 인하분을 모두 반영했다면 ㎾h당 10.5원을 인하했어야 한다”며 “당시 ㎾h당 3원을 인하하면서 7.5원을 덜 내렸던 점을 고려하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오는 4월 13일 김종갑 사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점도 한전의 경영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동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지금 한전은 평범한 시기가 아닌 전환기에 놓였다”며 “정권의 눈치를 보는 인사가 아닌 전력산업과 시장 경제에 대해 잘 아는 이가 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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