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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정부 앞에서 웃을 수 없었던 철강업계 ‘탄소 중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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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1. 02.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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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분야 탄소중립 산·학·연·관 협의체인 '그린철강위원회' 출범
산업부, 탄소중립 산업전환 특별법 제정 등 5대 과제 제시
철강업계, '2050 탄소중립 달성' 공동선언문 서명·발표
(21.02.02)제1차 그린철강위원회 개최06 eee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최정우 한국철강협회회장(왼쪽 세번째)이 ‘제 1차 그린철강위원회’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제공 = 산업통상자원부
“탄소 중립 추진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입니다.”

전 산업 중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철강업계의 CEO 6인이 모여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철강협회장인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앞에서 앞장서 낭독을 시작했다.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반토막 나거나 적자를 간신히 면한 기업들의 대표들은 차례로 자리에서 일어나 “철강업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이 인류 공통의 시대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비전에 동참하기 위해 선언한다”고 했다.

2일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KG동부제철·심팩 등 6개 철강기업은 포스코센터에서 철강 분야 탄소중립 산·학·연·관 협의체인 ‘그린철강위원회’를 출범하고 ‘철강업계 2050 탄소중립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모처럼 모였지만 웃는 철강인은 없었고, 그렇다고 비장하지도 않았다. 자의적으로 나섰다기 보단 지탄 받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업계 생존 원칙을 잘 알고 있어서다. 선언식에 참석한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 산업계가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기조다 보니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탄소중립 산업 전환 거버넌스는 철강을 시작으로 시멘트와 석유화학, 정유, 반도체·디스플레이, 자동차까지 이어지는 전산업이 당연히 따라야 하는 ‘원칙’ 같은 개념이다.

선언을 마치고 나오는 한 철강업계 CEO에게 가뜩이나 힘든 철강사들이 탄소 중립을 하는 데 어려움은 없느냐고 묻자 “(탄소중립) 관련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며 “경쟁력·비용 등 따져가며 해야한다”고 말했다.

공정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밖에 없는 철강업계 입장에서 ‘탄소중립’은 험난하고 어려운 과제다.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선 대규모 비용 투자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철강인들은 정부의 전기료 인상 기조와 탄소중립 비용까지 감당한다면 철강 생산단가가 급등하고 결국 가격경쟁력을 잃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정우 철강협회장과 민동준 연세대학교 공과대학교 교수가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게 됐다. 철강협회장은 전통적으로 포스코 회장이 맡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최대주주로 있는 포스코는 사실상 절반은 공기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국내 철강산업 탄소배출량 70%를 차지하는 포스코의 최 회장은 정부 정책 흐름과 꼭 맞는 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외쳤고 최근 연임이 확정됐다. 그런 최 회장이 주도하면서 철강업계의 탄소중립 선언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최 회장은 “철강산업은 지속적인 투자와 수소환원제철 등 혁신기술 개발을 통해 ‘그린산업’으로 전환해 한국이 탄소중립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며 “탄소중립의 도전을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업계의 비상한 각오는 물론 정부의 전폭적인 협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철강업계는 2050년을 바라보는 탄소중립 비전을 잘 실천할 수 있도록 정부에 발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 및 신재생에너지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 수소환원제철 등 혁신기술 개발과 저탄소 설비 교체를 위한 재정 지원 등을 요청했다. 성윤모 산업장관은 “저탄소사회는 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산업계가 과감한 기술혁신과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탄소중립 5대 핵심과제’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분 남짓의 짤막한 1차 회의는 이들의 ‘탄소중립’ 공동선언문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2차 회의는 언론 비공개로 진행됐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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