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인센티브', 북 비핵화 조치 따른 종전선언·북미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
바이든 행정부, 한국과 조율 대북정책 결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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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위해 제재 강화와 인센티브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블링컨 장관은 1일(현지시간) 방영된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국가안보팀이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 수단에는 동맹들과 조율된 추가 제재뿐 아니라 북한에 대한 외교적 인센티브 가능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고 NBC는 전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하지 않았다.
그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역대 대북정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해온 것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보다 구체성을 띠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블링컨 장관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외교적 인센티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주목된다. 북한의 단계적인 비핵화 조치에 따라 한국전쟁 종전선언이나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설치는 2018년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으로 본격화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김정은 북한 정권 간 비핵화 협상 당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 행정부의 상응 조치로 거론됐던 안이다.
종전선언의 경우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차 정상회담 전에 청와대가 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었고, 회담 실패 이후에도 한국 여권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을 견인하는 방안 중 하나로 거론했었다.
아울러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지난해 8월 외교 소식통은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교도는 연락사무소는 평양에 미국 행정부 관계자가, 워싱턴 D.C.에 북한 정권 관계자가 각각 상주하는 것으로 국교가 없는 양국을 연결하는 사실상의 대사관 역할을 하는 방안을 상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외정책 결정에 있어 동맹국과의 조율을 우선한다는 기존 방침을 정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
워싱턴 외교가에는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한국 정부의 방향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협상에 나섰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 ‘전략적 인내’ 전략을 선택한 것은 모두 카운터파트인 한국 정부 대북정책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전례에 비춰보면 블링컨 장관이 언급한 ‘외교적 인센티브’는 한국 정부와의 조율 속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 경우 종전선언이나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의 안이 도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때 북·미 협상 과정에서 거론됐던 개성공단 운영 및 금강산 관광 재개는 제재완화 문제와 직결돼 있는 만큼 결론 도출까지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