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 "트럼프, 시위대 의사당 난입 선동"
"트럼프, 미국과 정부기관 안전 위태롭게...민주주의체제 위협"
트럼프, 두번째 하원 탄핵소추 첫 미 대통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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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내란 선동(incitemen of insurrection)’ 혐의를 들어 탄핵소추 결의안을 발의했다.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3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거짓 주장을 반복했고, 지난 6일 시위대가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 공격하기 직전 그가 같은 날 오전 백악관 남쪽 엘립스공원에서 진행된 집회 연설에서 의사당에서 무법 행위를 권장하는 발언을 했다고 직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집회 후에 의사당으로 걸어갈 것이고 나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며 우리는 용감한 상원의원과 하원의원들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모습을 백악관에서 TV로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결의안은 “이 모든 것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정부 기관의 안전을 중대하게 위태롭게 했다”며 “그는 민주주의 체제의 무결성(integrity)을 위협했고, 권력의 평화적인 이양을 방해했으며 정부와 동등한 기관(의회)을 위태롭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그는 대통령으로서의 신뢰를 배신해 미국민에 명백한 상처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충분한 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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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전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할 것을 요구하는 하원 결의안 채택을 11일 시도할 계획이라며 만약 펜스 부통령이 24시간 이내에 결의안에 담긴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결국 하원에서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부통령과 내각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시킨 뒤 부통령이 대행하도록 허용한다. 대통령이 거부하면 상·하원이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해임을 강제할 수 있다.
민주당은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지 않으면 이르면 12일 표결을 통해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CNN방송은 민주당이 이번주 후반에 표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원 탄핵소추안 통과 요건은 과반 찬성인데 민주당이 전체 435석 중 과반인 222석을 차지해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두번 탄핵 소추된 첫 대통령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12월 18일 ‘우크라이나 스캔들’ 혐의로 하원에서 탄핵소추를 당했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사 원조를 고리로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와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는 혐의였다.
하지만 이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2월 5일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한 상원에서 부결됐다.
이번 탄핵소추안도 상원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이 상원 전체 100석 가운데 50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상원 통과를 위해서는 17명의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뒤 상원 송부는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100일 후에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보내면 바이든 행정부의 각료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인준청문회 일정에 지장이 생겨 국정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고육책인 셈이다.
하지만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상원의원 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부정적이고, 민주당이 고려하고 있는 퇴임 후 탄핵안에 대한 적법성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상원 규칙에는 (연방) 대법원장이 현직 대통령 탄핵 심판을 주재하게 돼 있다”며 매코널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는 대통령이 아니라면 대법원장이 주재자가 돼야 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적혀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