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갈등요소 사라져
북미 비핵화 협상 우선순위서 밀려...수개월 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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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은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한 미국대사관 부대사를 지낸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은 아시아투데이에 “바이든 후보는 외교정책 경험이 풍부하며 미국이 동맹국과 생산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는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한국의 관점을 경청하면서 백악관과 청와대 사이의 어떤 서프라이즈도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바이든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보다 동맹을 중시한다”며 “그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한·미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 등 갈등이 조기에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바이든은 공동의 가치, 원칙과 목표를 기반으로 동맹에 대한 전통적인 미국의 견해로 돌아갈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 주한미군 감축 위협 등은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하향식)’ 방식이 아니라 실무협상을 우선하는 ‘보텀업(상향식)’ 방식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추진해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바이든 후보가 최근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독재자’ ‘도살자’ ‘불량배’ 등으로 묘사하며 그와의 정상회담보다 실무회담을 통한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며 “한국 정부는 북한 비핵화 문제가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콜라 부소장은 “바이든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경제·환경 등 미국 국내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북한과 관련한 외교 상황 검토는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지아니스 국장도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경제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이는 한반도 문제, 특히 북한 문제가 몇 달 동안 휴면 상태에 있을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29일 연합뉴스기고문에서 “나는 원칙에 입각한 외교에 관여하고, 비핵화한 북한과 통일된 한반도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달 2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TV토론에서는 김 위원장의 핵 능력 축소 동의를 회담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외교적 관여가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며 이는 바이든 후보가 재개할 것으로 보이는 낮은 단계 실무 대화보다 (비핵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 연구위원은 “북한 외교관들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협상 권한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며 “바이든 후보가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거두기를 원한다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빅딜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북·미 양자 정상회담보다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북·미 관계 정상화와 대북제재 완화 등 국제사회의 상응 조치에 관해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콜라 부소장은 “북한이 심각한 경제적 압박을 견디면서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현 상황은 미국이나 북한·한국에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뭔가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