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하원 전체·상원 3분 1 뽑는 총선거
버지니아주 헌법 찬반투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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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거주하고 있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였습니다. 전통적으로는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인구 구성 변화로 인해 민주당 우세주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해 13명의 선거인단을 챙길 것이 확실한 주에 속합니다.
그래서 바이든 후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포토맥강을 사이에 두고 워싱턴 D.C.와 인접한 버지니아주에서 선거 유세를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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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의 상원의원 선거는 총선거와 중간선거에서 3분의 1씩 2년 주기로 실시되는데 버지니아주는 이번에 해당합니다.
아울러 이번 총선거에서는 버지니아주 헌법과 페어팩스 카운티 현안에 대한 찬반 투표도 동시에 실시됐습니다.
투표 장소는 한국과 비슷하게 학교 대강당이나 공공시설, 그리고 대규모 아파트의 커뮤니티센터 등입니다. 이날 오전에 투표장 두곳을 방문했습니다. 병원 내 위치한 투표장 앞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책상을 놓고 버지니아주 공화당 지부가 작성한 ‘투표 샘플’을 직접 배포하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상원·하원 선거 공화당 후보의 명단은 눈에 띄게 쉽게 굵은 글자로 고딕 처리를 한 용지였습니다. 민주당 텃밭이 된 버지니아주에 공화당 자원봉사자들만이 보인다는 것은 다소 의아했습니다만 이미 승리가 확실시되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괜한 힘을 쏟을 필요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버지니아주에서도 농촌으로 들어가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 일색입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도농(도시農) 지지 기반 양극화를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투표용지에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이어 두번째에 표기된 것은 한국과 차이가 납니다. 현역인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이고, 상원에서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당이지만 버지니아 주정(州政)을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페어팩스 카운티의 투표용지와 안내문 등은 모두 영어·스페인어·베트남어·한글로 돼 있습니다. 해당 카운티의 인구 분포를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에게도 배달돼 온 인구 총조사 때도 4개 국어로 돼 있었고, 유튜브 광고는 제 컴퓨터의 언어를 인식해 한국어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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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장 입구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표시물이 즐비했고, ‘부재자 투표’ 용지를 넣을 수 있는 박스가 준비돼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에는 우편투표와 사전 현장투표가 약 1억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50개주 중 22개주와 워싱턴 D.C.가 선거일인 3일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가 수일 후에 도착해도 유효표로 처리합니다. 민주당 텃밭인 남북부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는 각각 23일·20일까지 도착하면 인정하고 있습니다. 버지니아주는 6일까지입니다.
아울러 그 책임자는 투표하는 유권자에게 일일이 ‘한국 기자가 현장 분위기 사진을 찍는데 허락하겠느냐’고 문의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흔쾌히 허락해 전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한 유권자는 이번이 처음 투표에 참석하게 됐는데 이를 확인한 선거 진행 요원 전체가 환호하면서 손뼉을 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폭력 사태 등 대선 후유증이 클 것이라고 긴장하고 있지만 미국 민주주의의 뿌리는 깊다는 생각을 했다면 좀 오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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