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공급 우선권, 빠른 경제회복 위해 최초 백신 개발 경쟁
프랑스 제약사, 백신 개발시 자금 댄 미국에 우선 공급 발표에 프랑스·유럽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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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 “국가와 기업들이 협력하고 백신을 공유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백신을 최초로 개발한 나라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보건기구(WHO)를 인용, 임상시험에 들어간 8개 기업 및 연구기관 가운데 중국 4곳, 미국 3곳, 영국 1곳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제약회사 칸시노바이오로직스와 베이징(北京) 생명공학연구소 등이, 미국에서는 제약회사 모데르나·이노비오·화이자가, 영국에서는 옥스포드대학이 각각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화이자는 독일 생명공학사인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미국에서 지난 4일부터 건강한 성인 남녀를 360명을 대상으로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시험을 시작했다.
더힐은 “중국의 백신은 영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에 비해 미국의 접근에 훨씬 큰 외교적 난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분쟁뿐 아니라 코로나19 유래를 놓고 미·중이 대립하고 있어 중국이 백신 개발에 성공해도 미국이 공급받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다고 해도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분석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은 지난 13일 중국과 연계된 해커들이 미국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법, 검사에 관한 지식재산과 공중보건 데이터를 해킹해 정보를 빼내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최초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 배경...백신 공급 우선권 보유, 더 빠른 경제 회복 경험
각국이 첫번째 백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초기 공급량이 충분치 않을 백신에 대한 우선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지난달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 경쟁에서 승리해야 할 필요성’에서 “미국은 중국이나 심지어 유럽으로부터도 미국에서 빨리 구할 수 있는 백신을 의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13일 한 포럼에서 “인구의 대량 접종을 할 수 있는 최초의 나라는 아마도 그 경쟁에서 더 뒤처질 다른 나라보다 경제 회복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더힐은 옥스포드대학이 이르면 9월에 복용할 수 있는 첫번째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백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아드리안 힐 소장은 영국 정부가 이미 백신 투여에 대한 우선권에 관해 대학 측에 얘기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제약사인 사노피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시 자금을 댄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하자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이 발칵 뒤집힌 것도 백신 투여 우선권에 대한 각국의 속내를 줄 보여준다.
영국인인 폴 허드슨 최고경영자(CEO) 13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는 일에 투자했기 때문에 가장 많은 양의 백신을 선주문할 권리가 있다”고 했고,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격노하고, 총리와 장관이 나서 강한 유감을 표했으며, 유럽연합(EU)도 백신의 공평한 사용을 주장하는 논평을 냈다.
이 같은 각국의 백신 개발 경쟁 속에서 한국·중국·일본 보건장관은 지난 15일 특별영상회의를 열어 코로나19 관련 예방·대응·치료 경험과 치료제·백신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기로 약속했다.
중국의 제안으로 열린 영상회의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마 샤오웨이(馬曉偉)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카토 카츠노부(加藤勝信) 일본 후생노동대신이 참석하고,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지역사무처 카사이 타케시(葛西健) 사무처장과 한·중·일 3개국 협력사무소 미치가미 히사시(道上尙史) 사무총장이 참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