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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사무총장, 중도 사퇴...트럼프 행정부 압박 작용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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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5. 15. 05:09

WTO 사무총장, 임기 1년 남기고 사임 발표
트럼프 행정부, WTO 친중국적이라며 개혁 압박
잔여 임기, 사무차장 중 한명이 임시 대행 전망
WHO 사무총장도 중도 사임하나?
World Trade Organization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임기를 1년 남기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아제베두 사무총장이 지난해 1월 24일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사진=다보스 AP=연합뉴스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임기를 1년 남기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아제베우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비공식 대표단 회의에서 올해 8월 31일 자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본래 임기 만료일은 내년 8월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WTO가 친(親)중국적이라며 개혁을 압박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TO는 끔찍하다. 우리는 아주 나쁜 대우를 받았다”면서 “WTO는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대한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이 못얻는 이익을 많이 누린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도국인 다른 나라들이 있다”면서 “백악관 집무실에 앉은 사람들이 그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했어야 한다”고 전임 행정부를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이 WTO에서 개도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하면서 불공정 사례의 대표 격으로 중국을 거론하면서 한국도 언급했고, 한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향후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4월 30일 기부자 만찬 행사에서 “중국이 우리를 수년간 벗겨 먹었는데 우리는 중국에 2조(달러)를 빚지고 있다”며 “WTO는 더 나쁘다. 중국이 WTO 가입 전에는 이렇게 대단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는 등 WTO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명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TO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다가 세계보건기구(WHO)를 함께 거론하면서 “곧 WHO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다음주께”라고 언급했으나 어떤 발표인지는 추가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도 중국 중심적이라며 지난달 14일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중도 사임 가능성이 제기된다.

WTO는 미국의 비협조로 분쟁 해결 절차가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태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이 중도 사임하면서 잔여 임기는 4명의 사무차장 중 한 명이 임시로 대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가족과 상의한 끝에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을) 결정했다”면서도 “건강과 관련이 없다. 또한 어떠한 정치적 기회를 추구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WTO의 6번째 사무총장으로 2013년 9월 취임한 뒤 4년의 임기를 마치고 2017년부터 2번째 임기를 맡았다. 부인은 마리아 나자레트 파라니 아제베두 제네바주재 브라질 대표부 대사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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