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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소형차 왕국 日서 ‘백기’…韓서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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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기자

승인 : 2016. 0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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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한국과-일본-판매량-비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미국 포드자동차가 한국보다 자동차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큰 일본에서 올해 1월 철수를 결정했다. 1925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생산을 시작한 지 90여년 만의 일이다.

지난달 25일 포드는 일본 법인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고용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영업·판매 조직뿐 아니라 포드·링컨 수입 담당 부문까지 모두 해체한다. 연구개발 부문은 다른 국가로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포드의 일본 시장 판매량은 5000대에 못 미치는 4968대에 불과했다. 10년 전인 1996년과 비교할 때 5분의 1 수준이다. 일본 전체 신차 판매량 중 포드의 점유율은 0.1%가 채 되지 않는다. 포드코리아 판매 대수의 딱 절반 정도다.

포드가 일본서 실패한 가장 큰 요인으로 미흡한 현지화가 꼽힌다. 연비가 좋은 소형차와 박스카 중심의 일본 자동차 시장에 맞지 않는 대형차 라인업이 실패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포드의 주력 모델은 익스플로러·머스탱 같은 중대형차다. 여기에 자국차 일변도인 일본의 폐쇄적인 시장 구조도 한몫했다. 일본의 수입차 비중은 6%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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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2015 품질 조사’에서 20개 브랜드 중 18위를 차지했다. / 출처=아우토빌트
아울러 포드의 품질이 같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에서도 하위권으로 처진 것도 판매 부진의 이유다.

유럽 최고 권위의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빌트(Auto Bild)가 시행한 ‘2015 품질조사’에서 평가대상 20개 자동차 업체 중 포드는 폴크스바겐과 함께 공동 18위를 기록했다. 포드의 창업정신인 ‘누구나 탈 수 있는 저렴한 품질 좋은 차’와는 거리가 먼 결과다.

아우토빌트 품질조사는 독일 내 판매중인 자동차 메이커들의 △차량 품질만족도 △10만㎞ 내구품질평가 및 분해조사 △리콜 현황 △고객불만 △정기검사결과 △정비능력 △보증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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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부터 국산을 제치고 대형 SUV 시장에서 1위를 질주하는 포드 익스플로러’ / 제공=포드코리아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 포드의 성적표는 ‘엑셀런트’다. 지난해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이하 포드코리아)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1만358대를 판매했다. 국내 진출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 1만대를 넘겼다. 2012년 이래 4년 연속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과 9년 연속 성장세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뒷배경에는 포드코리아가 판매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메가 딜러인 선인모터스가 있다. 선인모터스는 포드 판매의 80% 이상을 담당한다. 수입차 업계는 이런 포드코리아를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오퍼상’이라 부른다. 선인모터스가 사실상 상품기획과 주문을 하는 포드 임포터라는 뜻이다.

포드코리아 측은 “익스플로러·토러스·링컨 MKZ 같은 스테디셀러의 꾸준한 인기와 함께 지난해 출시한 뉴 몬데오 등 신형 모델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말한다. 업계 최고 수준의 5년 10만㎞ 무상 보증 서비스와 경쟁력 있는 파이낸셜 프로그램 제공도 성장의 비결로 꼽았다.

업계에서는 포드가 지금은 한국서 잘나가지만 품질과 A/S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그만둔 선인모터스의 전직 영업 간부는 “포드의 인테리어 디자인과 소재는 개선됐지만 품질과 마감은 독일차뿐 아니라 현대·기아차에 뒤진다”며 “(독일차 대비) 물렁한 승차감, 형편 없는 핸들링, 기름 먹는 하마라는 소비자 인식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자동차 리서치 전문업체인 컨슈머 인사이트가 자동차 보유자 및 2년 내 신차 구입의향자 10만5672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이 같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포드의 A/S 만족도는 772점으로 산업 평균인 790점에도 못 미쳤다. 아울러 초기품질 문제점 수는 206개로 산업 평균인 163개보다 훨씬 많았다.

사고가 나면 자주 교체하는 범퍼 등의 부품가격이 차량 가격에 비해 비싼 것도 포드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2016년 차량모델 등급평가에서 포드 모델들은 ‘고위험군’인 1등급으로 분류됐다.

차량모델 등급평가란 해당 모델의 손해율·충돌실험·부품가격 등 수리비를 산정해 적정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 보험료를 산정하는 제도다. 1~26등급까지 매기는데 1등급에 가까울수록 자차 보험료가 비싸진다.

대표 모델인 익스플로러는 올해 고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3869대가 팔린 익스플로러는 같은 해 9월부터 기아차 모하비 생산이 중단되면서 대형 SUV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이달 모하비 출시로 익스플로러 판매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한다.
강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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