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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日, 미국산 원유 공동비축 추진… 우린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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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19. 00:01

미국 알래스카 송유관. /연합
일본의 투자로 미국 내 원유 생산을 늘리고, 그 물량을 일본에 공동 비축하는 방안에 미·일이 사실상 합의했다고 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19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이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원유 가격 안정과 원유 조달처 다변화를 노리고 제안한 조치에 미국이 호응한 결과라고 한다. 협력의 출발점은 중동 리스크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약 90%를 중동에 의존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일본은 전방위로 충격에 노출돼 있다. 일본은 5500억 달러 대미 투자계획의 하나로 알래스카 유전에 투자해 생산되는 원유를 일본에 수입한다. 일본은 안정적인 수요처가 부족했던 미국산 셰일오일 수입도 늘린다고 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한 수입이 아니라 '공동 비축'이라는 것이다. 일본 내 저장 시설을 활용해 미국산 원유를 비축하고, 필요 시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일본을 에너지 소비국에서 '공급 허브'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비상 상황에서는 일본이 자체적으로 물량을 방출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고, 평시에는 시장 공급을 통해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이웃 국가 중 또 관심을 끄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번 사태 와중에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평온한 편이다. 중국의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는 50% 정도다.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와 브라질, 앙골라 등지로 공급선을 넓혀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또 해상 수송에 차질이 생기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미얀마를 잇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도 원유를 가져올 수 있다. 전기차 보급에 힘을 쏟아 원유 수요도 줄였다.

일본과 중국, 두 이웃 국가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다. 이제 원유 수입처 다변화는 에너지 안보의 핵심 과제가 됐다. 미·일 간 에너지 협력은 한국도 추진할 만한 모델이다. 미국에 약속한 3500억 달러 투자계획의 일환으로 알래스카 등 유전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알래스카산 원유는 태평양 항로만 이용하면 돼 중동산보다 수송 기간을 약 일주일 단축할 수 있다. 물류 리스크를 줄이면서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은 트럼프 1기 정부 때부터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려오긴 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산 중질유를 정제하는 데 최적화된 설비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래서 미국산 셰일 경질유 등의 수입을 늘려도 정제 시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유전 투자와 원유 생산, 수입, 나아가 비축까지 하는 에너지협력모델을 추진할 만하다. 그리고 국가안보 차원에서 중동산 이외의 원유를 들여와도 즉시 정제할 수 있는 설비 고도화에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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