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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위성 안테나 강자’ 인텔리안테크, 신사업 위한 유증 흥행 변수는 블록딜

[마켓파워] ‘위성 안테나 강자’ 인텔리안테크, 신사업 위한 유증 흥행 변수는 블록딜

기사승인 2023. 05.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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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컷
해상용 위성 통신안테나 1위 공급사인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인텔리안테크)가 신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흥행 전망은 어둡다. 최대주주인 성상엽 대표이사와 2대주주인 인텔리안시스템즈가 보유 지분을 블록딜(장외대량매매)로 처분해 유증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통상 블록딜은 유통주식 수 증가로 주식 가치가 희석되며 현재가보다 할인율을 적용해 거래돼 투심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성 대표의 '선택'이 유증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블록딜 매매가격이 관건이다. 신주 발행가보다 낮추면 일반주주의 반발로 유증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반대의 경우 블록딜 자체가 성사되지 않아 유증 참여율이 저조할 수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텔리안테크는 보통주 154만6000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1차 발행가액은 5만8300원으로 결정됐으며 최대 901억원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인텔리안테크는 해상용 위성 통신안테나 생산 기업으로 시장점유율 1위다. 지난 2016년 10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글로벌 우주·항공 성장 국면에서 신사업인 저궤도(LEO)·중궤도(MEO)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의 흥행 역시 신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중요하다. 2년 전부터 현금흐름 악화로 재무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텔리안테크의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연결기준 매출은 2021년 1380억원, 2022년 2395억원으로 성장했다. 올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9.7% 증가한 6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각각 2021년 1.6%와 4.3%, 2022년 6.4%와 6.7%를 기록했다. 올 1분기는 경상연구개발비 비용이 증가하면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5.1%포인트 하락한 1.2%, 1.6%를 기록했다.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재고자산 확보 및 투자 증가로 영업활동 및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년 연속 순유출이 발생했다. 2021년 -97억원, -657억원에 이어 2022년 -260억원, -276억원을 나타냈다. 올 1분기도 -159억원, -17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이로 인해 2021년 18%이던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3월 말 31.1%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유증은 난항을 예고했다. 주가 하락세로 1차 발행가액이 예상보다 낮게 책정(6만4700원→5만8300원)돼 모집 총액이 계획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최대한 자금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선 유상증자 청약율이 더욱 중요해졌다. 물론 실권주가 발생한다고 해도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실권주 인수인으로 참여해 유상증자는 문제없이 완료될 수 있으나 실권주에 대한 추가수수료(5%) 발생으로 실질 조달금액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유상증자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 중 하나는 최대주주의 배정물량 참여율이다.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가운데 경영권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최대한 참여함으로써 책임경영을 보여준다는 논리다. 청약률이 높을수록 좋지만 개인이 최대주주일 경우 시장에서는 배정물량의 30% 이상 청약한다면 책임을 다했다고 본다. 최대주주인 성상엽 대표이사(21.1% 보유)와 2대주주인 인텔리안시스템즈(7.9% 보유) 역시 배정물량의 30% 가량을 소화할 것이라 공시했다. 1차 발행가액으로 단순계산했을 때 약 78억원(57억원+21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흥행 변수는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팔아 유상증자 참여 자금 마련을 한다는 점이다. 성 대표와 인텔리안시스템즈는 블록딜을 통해 각각 보유주식 25만주(발행주식총수 대비 2.72%)와 7만주(0.76%)를 유상증자 신주배정기준일(5월 26일)부터 신주인수권 상장 거래(6월 20일) 전까지 매각할 예정이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정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해 매매한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 자체만으로 주가 변동의 부담이 존재하는데 블록딜은 유통주식 수 증가와 투자심리 부담 영향으로 악재로 여겨진다. 지난 25일 나로호 3차 발사 성공이라는 긍정적인 소식이 있음에도 인텔리안테크의 주가는 유상증자 변수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블록딜 매매가격 결정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최대주주 입장에서 유상증자 참여 자금 외 주식담보대출 상환 자금도 마련해야 하기에 높을수록 좋지만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과보다 비싸거나 차이가 크지 않다면 블록딜 자체가 일어나지 않아 유증 참여율이 줄어들 수 있다.

그렇다고 신주 발행가액보다 판매가격을 크게 낮춰 책정한다고 해도 확보하는 자금 감소로 인한 청약률 감소와 일반 주주들의 반발 등으로 전체적인 유증 흥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인텔리안테크 측은 공시에서 밝힌 내용 외에 따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신고서를 통해 "최대주주 및 2대주주의 청약자금 부담 증가로 인해 청약 주식수와 금액에 일부 변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한 청약 실패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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