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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심리적 지지선 1300원 돌파…13년 만에 최고 수준

원·달러 환율 심리적 지지선 1300원 돌파…13년 만에 최고 수준

기사승인 2022. 06. 2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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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기조에 무역수지 적자까지
원·달러 환율 상승세 당분간 지속될 전망
한미 금리차 역전 목전…한은 '빅스텝' 가능성
추경호·이복현 "시장 안정 최선" 한 목소리
환율, 13년 만에 1300원 돌파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301.8원에 마감했다./연합
원·달러 환율이 12년 11개월여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강력한 금리인상 기조 유지에 더해 무역수지 적자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 탓이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할 전망이다. 국내 경제의 실물경제 위기를 우려한 경제·금융 정책 당국 수장들은 시장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종가 기준 1301.8원을 기록하며 2009년 7월 14일(고가 기준 1303원)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를 넘어섰다. 장중 1302.8원까지 치솟으며 이틀 연속 연고점을 새로 썼다. 정부의 잇단 구두개입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세가 뚜렷해진 것이다.

이는 글로벌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더욱 강해진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환율 상승세를 부추겼다. 국내 무역수지는 지난 4~5월에 이어 이달까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0일 이미 7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면 국내에 유입되는 달러의 공급이 줄어들고, 이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미국 연준은 다음 달에도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한 차례의 자이언트스텝으로 한·미 금리차가 0~0.25%포인트로 줄어든 만큼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탄력을 더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며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금리가 역전되지 않도록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환율 상승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국내 통화정책 긴축이 가속화되면 실물 경제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시장안정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미증유의 퍼펙트스톰이 밀려올 수 있다”며 “건전성 비율 규제 등 다양한 감독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금융사의 취약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언급했다. 퍼펙트 스톰은 개별적으로는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 엄청난 파괴력을 나타내는 현상으로, 경제적으론 심각한 세계 경제 위기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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