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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차기 ‘호위함’ 후보 오른 충남급...‘韓·日·튀르키예’ 삼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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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11. 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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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까지 백악관에 조달계획 제출…아직 정식 입찰·기종 선정 전
한국 건조 속도, 일본 美 무장 호환성 강점…국내 대표사업자 미정
美 의회 해외 건조 제동·현지 조선소 투자 조건 넘어야 실제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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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급 호위함. /한화오션 홈페이지 캡쳐
한국 해군의 최신예 3600톤급 충남급 호위함이 미국 해군의 차기 수상전투함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일본, 튀르키예의 함정 설계를 놓고 미국이 해외 조달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K조선의 미 해군 함정 시장 진출에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후보군에 포함됐지만 정식 입찰과 수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지 생산기반 구축은 물론 미국산 무장체계와의 호환성, 의회의 입법 장벽까지 넘어야 하는 만큼 충남급의 경쟁력과 국내 조선업계의 사업화 역량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8일 미국 백악관과 미 해군 전문매체 USNI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와 해군은 해외 호위함 설계 및 조달 방식을 포함한 수상전투함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 검토 결과는 오는 12일까지 백악관에 제출될 예정이다. 검토 대상에는 한국의 충남급을 비롯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수출형 모가미급, 튀르키예 이스탄불급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절차는 특정 함정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거나 정식 입찰을 개시하는 단계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13일 발표한 조선업 재건 관련 대통령 메모에 따른 후속 조치로, 대잠전·대함전·선단 호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상전투함의 새로운 경쟁조달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해외 설계를 활용해 함정 확보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미국 내 조선업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핀란드 모델'이다. 초도 최대 2척은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길을 열되, 이후 물량은 미국 내 조선소에서 생산하는 방식이다. 해외 업체에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또는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과반 지분 확보가 요구된다. 미국인 근로자 채용과 교육, 모국 조선소의 건조기술 이전, 미국산 공급망 구축도 조건이다. 단순한 함정 수출을 넘어 미국 내 생산기반과 일자리까지 함께 투자해야 하는 구조다.

충남급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검증된 설계와 생산 경험이다. 울산급 Batch-Ⅲ 사업의 선도함인 충남함은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와 건조를 맡아 2024년 해군에 인도했다. 3600톤급인 이 함정은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와 복합센서마스트를 갖췄으며,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적용해 수중방사소음을 줄였다. 선체고정형 소나와 예인형 선배열 소나를 함께 운용해 대잠전 능력도 강화했다.

특히 한국 조선업계는 동일한 함형을 여러 조선소에서 연속 건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충남함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했고, 후속함인 경북함과 전남함은 SK오션플랜트가 건조했다. 5·6번함은 한화오션이 건조를 맡았다. 설계부터 건조, 후속함 생산까지 이어지는 국내 조선업계의 협업 체계는 납기와 생산능력을 중시하는 미국의 조달 구상에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

기술적 완성도만으로 미국 시장을 뚫기는 어렵다. 미국 해군이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는 기존 함대와의 무장·전투체계 호환성이다. 미국 싱크탱크 CNA는 지난달 23일 공개한 한일 호위함 비교 분석에서 충남급의 약점으로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를 지목했다. 충남급은 16셀 규모의 K-VLS를 탑재한 반면, 일본 수출형 모가미급은 미국산 Mk41 수직발사체계 32셀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CNA는 현재 충남급의 K-VLS가 한국산 미사일 중심으로 운용되는 만큼 미국산 미사일을 탑재하려면 별도의 통합 작업과 검증·시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산 무장에 맞춰 발사체계를 개조하거나 일부 미사일의 호환성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전투관리체계와 전술데이터링크 역시 미 해군 함정과 정보를 공유하고 통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동성을 검증해야 한다. 반면 모가미급은 호주 수출형 사업을 통해 미국산 무장체계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이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생산 속도에서는 한국이 우위를 점할 여지가 있다. CNA는 충남급의 조달부터 건조까지 걸리는 기간을 약 18개월로 추산하며 한국의 생산 역량을 강점으로 꼽았다. 반면 일본은 호주와의 모가미급 수출 계약을 통해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 경험을 쌓고 있다. 결국 미국이 단기간 내 함정 확보를 우선할지, 자국 무장체계와의 호환성을 중시할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국내 업체 간 역할 분담도 변수다. HD현대중공업은 충남급 원설계와 선도함 건조 경험을 앞세울 수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확보해 현지 생산기반 구축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SK오션플랜트 역시 후속함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충남급 설계가 검토 대상에 올랐다고 해서 국내 특정 업체가 사업 주도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정식 입찰이 진행될 경우 설계 권리와 기술이전 범위, 미국 현지 생산 주체 등을 놓고 업체 간 협력 또는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한화의 미국 현지 생산 역량은 최근 구체적인 성과로도 이어졌다.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30일 미국 해운업체 토트서비스(TOTE Services)로부터 2억6900만달러 규모의 중형상륙함(LSM) 1척 건조 업체로 선정됐다.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이번 사업은 미 해군 함정 건조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추가 3척 건조 옵션도 포함됐다. 다만 이는 충남급 호위함 검토와는 별개의 사업으로, 한화의 미국 내 생산 경험을 확대할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치·제도적 장벽도 남아 있다. 미국 법률은 원칙적으로 미군 함정의 해외 조선소 건조를 제한하고 있다. 국가안보상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대통령이 예외를 승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대통령 메모에서 이 예외 조항을 활용해 핀란드 모델을 추진하도록 했다. 그러나 미 하원이 통과시킨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는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미 해군 전투함 조달에 국방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다. 백악관은 해당 제한에 반대하고 있어 의회와 행정부 간 이견이 실제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 자체 설계 함정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미 해군은 헌팅턴잉걸스(HII) 잉걸스조선소를 통해 자국 설계 기반의 FF(X) 호위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해안경비대 국가안보함(NSC) 설계를 바탕으로 개발해 설계 변경을 최소화하고 생산 일정을 앞당기려는 사업이다. 미 해군은 지난 4월 HII에 2억8290만달러 규모의 선행 계약을 발주했고, 9월에는 기본설계검토(CDR)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설계 도입이 미국 내 조선업 재건이라는 정책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국 설계 함정은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12일 제출될 검토 결과는 충남급의 미국 진출 가능성을 가늠할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며 "다만 보고서 제출이 곧 입찰이나 함정 선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해외 건조 허용 범위와 미국 내 생산 전환 방식, 무장체계 통합 조건 등이 구체화돼야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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