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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APEC 계기 中 몸값 폭등, 美도 쩔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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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1. 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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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18일 개막
미중러 정상회담 확정된 듯
북미 정상회담도 충분히 가능
일본과 대만은 완전 찬밥 신세
미국도 中 폭주 제어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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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데이를 목전에 둔 APEC 정상회의 홍보물. 오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릴 예정으로 있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중국은 1840년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참패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그 어떤 국가와도 비교불가인 세계 최고의 슈퍼 강대국이라고 단언해도 좋았다. 강건성세(康乾盛世·강희와 옹정, 건륭제 시기의 전성기) 때의 후광을 등에 업은 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3% 정도를 차지한 극강의 G1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산업혁명 직후 영국의 23%, 2차세계 대전 전후 미국의 29%보다도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당시만 해도 모든 길은 로마가 아닌 북경으로 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일방적으로 무참히 패한 다음부터 중국은 완전히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 중국에 대한 수십여년 동안에 걸친 서방 열강의 침략과 수탈의 길이 북경으로 향하게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종이호랑이에서 아시아의 병자로 한 단계 더 처참하게 굴러떨어진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이후 중국은 중일전쟁과 국공내전, 문화대혁명 등의 대동란을 겪으면서 아예 은둔의 병자로까지 불려야 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 개방의 기치를 높이 든 채 한때 G1으로서의 용틀임을 본격적으로 하려 했던 1978년의 GDP가 일본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면 굳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듯하다.

이처럼 무려 140여년 세월 동안이나 전 세계로부터 대국의 대우를 전혀 받지 못했던 중국의 위상은 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 싶게 180도 변했다. 2035년을 전후해서는 경제 총량에서 미국의 G1 자리를 빼앗겠다는 야심에 불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고 해도 괜찮지 않나 싶다.

이런 중국이 18일부터 이틀 동안 일정으로 올해 마지막 글로벌 외교 행사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광둥(廣東)성 선전에서 개최할 예정으로 있다. 중국으로서는 2001년 상하이(上海), 2014년 베이징에 이은 세번째 개최인 만큼 엄청난 사건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란과 우크라이나 두 전쟁의 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얘기는 확 달라진다.

여기에 냉전 종식 이후 사상 최초의 미중러 정상회담이 중국의 적극 중재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이번 행사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능성이 높다고 하기는 어려우나 그동안 주로 미국에서 거론돼왔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릴 경우 선전 APEC 정상회의는 세계사적으로도 길이 남을 역사의 장(場)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중국은 이 뻔한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의 발언을 들어보면 북미까지는 몰라도 미중러 정상회담은 거의 성사시켰다고 자신하는 것 같기도 하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미국과 러시아, 북한이 모두 중국의 손아귀에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는 국면이라 해도 좋다. 중국의 몸값이 G1을 노리는 국가답게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폭등하고 있다는 결론은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1년 전 '대만 유사시 사태' 발언으로 관계가 매우 껄끄러워진 일본과 통일 문제로 팽팽하게 대립 중인 대만에는 아예 대놓고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미국과는 불가분의 동맹이라고 해도 좋을 일본과 대만이 완전 찬밥 신세가 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심지어 일본의 경우는 다카이치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아직 확정짓지 못한 상태에 있다. 최악의 경우 그저 현장에서 조우하는 것으로 선전 일정을 끝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APEC 정상회의 초청장을 이메일로 받은 굴욕을 당한 대만과 처지가 별반 다를 바 없다.

불과 얼마 전 같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 현안들과 관련, 훈수를 두거나 중재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중국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듣는 그의 지금 처지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탄핵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탓에 시쳇말로 말발이 서지 않는다. 시 주석과의 올해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보인 저자세로 볼 때는 훈수나 중재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듯하다. 한마디로 중국의 최근 기세에 미국도 쩔쩔매게 됐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선전 APEC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는 개방, 혁신, 협력으로 정해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공급망 회복력 등의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선례를 볼 때 각종 성과도 많이 도출될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가장 눈여겨봐야 할 관전 포인트는 누가 뭐래도 최근 승승장구의 기세를 보여주는 중국의 몸값이 폭등한 사실이 아닐까 보인다.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던 슈퍼 강대국이 다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게 됐다는 현실 역시 주목을 요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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