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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응급실 수사, 진료 지킬 원칙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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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11. 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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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단체도 수사 방식에 우려
진실 규명·환자 치료권 함께 보장해야
응급실 진입 요건·집행 책임 명확히
매주 목요일 축소 운영되는 아주대 응급실<YONHAP NO-3172>
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응급실에 한시적 축소 운영 안내문이 붙어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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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세미 기자
아이의 사망 경위를 밝혀달라는 고소에서 시작된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사태가 응급실에서 치료받는 다른 아이들의 안전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지면서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건은 지난 7월 아주대병원에서 영아가 치료받다 숨진 뒤 유족이 의료과실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하자, 경찰이 9월 30일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전자의무기록(EMR)을 원본 그대로 확보해 증거로 쓰기 위한 조치였으며,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진료에 미칠 영향을 줄여 집행했다는 입장이다. 수사기관으로서는 사망 원인을 가릴 자료를 온전하게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반면 의료계는 그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응급진료 공간에 직접 들어온 방식을 따져 묻고 있다. 기록의 수정 이력이 남고 CCTV 등 확인할 자료도 있는데, 병원의 협조를 받아 다른 곳에서 확보하는 방법을 먼저 검토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중증환자를 돌보던 의료진이 수사에 응대하는 동안 진료에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이런 경험이 쌓이면 중증환자를 맡는 일 자체를 두려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6일 의협의 7일차 릴레이 1인시위에 나선 이태연 부회장 역시 수사 과정에서 다른 환자의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환자·소비자단체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집행 당시 의료진이 경련 환아를 응급처치하고 있었다며, 다른 자료 확보 방법을 택하지 않은 이유와 현장에 들어가야 할 긴급한 사정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물론 환자가 숨졌다는 결과만으로 과실을 단정할 수 없듯,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다는 설명만으로 사망 경위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객관적인 자료로 치료 과정을 확인하는 수사는 유족의 질문에 답하고 의료진의 책임 유무를 공정하게 가리는 데 모두 필요하다. 진료를 보호할 절차에는 이런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도록 할 방안도 담겨야 하는 이유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복지부와 경찰청은 지난 3일 필수의료 분야 수사 지침 마련에 뜻을 모았다. 관리자와 사전 협의하고 비진료공간을 우선 활용하며, 행정·전산 담당자와 협의해 필요한 최소 범위에서 영장을 집행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수사와 진료가 현장에서 맞부딪히기 전에 조정할 절차를 만들겠다는 점에서 필요한 조치다.

이제는 이를 토대도 그 협의를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할 것인지 구체화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진료공간에 들어가야 한다면 환자 상태를 누구와 확인하고, 긴급한 처치가 필요해졌을 때 집행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정해야 한다. 반대로 증거 훼손 위험이 커 신속한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현장의 의료진과 수사관이 매번 새로 판단하게 두면 같은 갈등을 피하기 어렵다.

진실을 알고 싶은 유족과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의 권리를 함께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몫이다. 사망 경위를 밝히는 과정이 다른 환자의 치료를 위축시키지 않고, 진료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유족의 의문이 묻히지도 않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마련해야 할 응급실 수사 원칙은 이 두 책임을 끝까지 함께 감당하는 절차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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