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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양산시 계약업체가 낸 기부금, 임원 워크숍에 쏠린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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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이철우 기자

승인 : 2026. 10. 2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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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이철우 전국부 기자
시청에서 시장의 정책을 보좌하는 공무원이 시 보조금을 집행하는 체육단체의 회장도 맡았다. 이 단체에 기부금을 낸 업체 4곳은 모두 양산시 발주 사업을 수주한 곳이었다. 모인 기부금은 대회 본행사보다 임원 워크숍에 더 많이 쓰였다. 양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난 수영연맹 운영 문제는 기부금의 모금 경위와 사용처, 시의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 의문을 남긴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은 기부가 이뤄진 경위다. 공무원이 대표를 맡은 민간단체에 시 계약업체들이 돈을 낸 만큼, 기부 요청 과정에서 공무원의 지위나 시와의 계약 관계가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부금이라는 이유만으로 검증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김석규 시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영연맹은 지난해 4개 업체로부터 지정기부금 1150만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약 64%인 731만원을 포항에서 열린 임원 워크숍 경비로 썼다. 대회 본행사에 사용한 금액은 324만원이었다. 본행사보다 임원 워크숍에 두 배 넘는 돈을 지출한 셈이다.

이러한 지출이 적절했는지 판단하려면 기부금의 지정 목적부터 확인해야 한다. 대회 운영을 위해 받은 돈인지, 워크숍 경비까지 포함해 사용할 수 있도록 받은 돈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임원 간 단합이 필요했다는 설명만으로 지출의 타당성을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수영연맹은 기부 요청 문서와 집행 장부, 영수증 등 관련 자료를 공개해 모금 경위와 사용 내역을 밝혀야 한다. 양산시도 공무원의 단체장 겸직과 기부금 집행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감독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공익을 위해 모은 돈이라면 그 목적에 맞게 쓰였는지 시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돈을 낸 업체들의 면면은 의문을 키운다. 500만원을 기부한 건축사사무소는 양산시 용역을 잇달아 수주했고, 또 다른 500만원 기부 업체도 시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나머지 2개 업체의 기부금 입금일은 보조금 교부결정일과 같았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이런 사실만으로 대가성이나 강요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두 시 사업 수주 업체였다는 사실을 우연한 선의로만 정리해서도 안 된다. 누가 먼저 기부를 요청했는지, 그 과정에서 정책특보나 다른 공무원이 관여했는지, 업체들이 계약 관계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유착 의혹을 해소할 책임은 자료와 경위를 알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있다.

정책특보의 겸직 문제도 피할 수 없다. 시장을 보좌하는 공무원이 시의 지원과 감독을 받는 단체의 대표까지 맡으면, 지원하는 쪽과 지원받는 쪽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 겸직 허용 여부를 확인하는 데서 그칠 일이 아니다. 보조금 교부와 정산 과정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이해충돌을 막을 장치가 작동했는지 검증해야 한다.

사업 추진 과정도 석연치 않다. 당초 지역 동호인을 대상으로 승인된 시장기 대회가 별도 사업 변경 승인 없이 전국 마스터즈 대회로 확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10월 말 7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은 뒤 대회를 치렀고, 올해 예산은 크게 늘었다고 한다. 변경 승인 여부와 예산 증액 근거를 서류로 확인해야 할 이유다.

전국대회로 규모를 키웠다는 사실이 절차상 문제를 덮어주지는 않는다. 행사의 외형이 커졌다고 집행의 정당성까지 확보되는 것도 아니다. 시는 사업 내용이 달라진 사실을 언제 알았으며, 어떤 판단으로 보조금을 교부하고 후속 예산을 편성했는지 답해야 한다. 성과를 앞세우기 전에 그 성과가 어떤 절차 위에 세워졌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홍보책자 광고 수입과 정산 검사 역시 같은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 김 의원은 광고 수입의 처리 내역이 불분명하고 정산 검사가 이틀 만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검사 기간이 짧다는 이유만으로 부실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시가 무엇을 대조하고 어떤 증빙을 확인했는지는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장부와 통장, 지출 증빙도 맞춰보지 않은 검사는 감독이라 부를 수 없다.

양산시의 책임은 여기서 무거워진다. 보조금을 교부하는 권한에는 잘못된 집행을 찾아 바로잡을 의무가 따른다. 체육단체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말이 회계와 절차를 방치할 명분이 될 수는 없다. 특히 시 공무원이 대표인 단체라면 감독은 더 엄정했어야 한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검증의 기준을 높이는 것이 공공행정의 기본이다.

시의회는 지난해 11월 체육회 관련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행정조치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수사 의뢰까지 요구했다. 시는 당시 무엇을 적발했고, 누구에게 어떤 조치를 요구했으며, 이행 여부를 어떻게 확인했는지 공개해야 한다. 감사 결과를 받아놓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감독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 시장과 집행부가 답할 차례다. 정책특보의 연맹 운영과 기부 요청 관여 여부, 계약업체들의 기부 경위, 지정기부금 사용의 적정성, 보조금 변경과 정산 절차를 빠짐없이 확인해야 한다. 위법 정황이 확인되면 그에 맞는 조치를 하고, 감독 부실이 드러나면 담당 부서와 책임자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시민이 보고 싶은 것은 감사장에서 오가는 질책과 해명의 반복이 아니다. 돈이 어디서 들어와 누구를 위해 쓰였는지, 행정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다. 양산시는 기부금을 낸 업체들과 단체 임원들의 사정을 살피기 전에 시민의 눈높이부터 살펴야 한다. 공적 감시가 멈춘 자리에 특혜와 유착에 대한 의심이 자란다. 그 의심을 걷어낼 책임은 양산시에 있다.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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