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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 수사 대상서 쏙 빠진 ‘공무원 직권남용죄’, 왜?…법조계 “법체계 정합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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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기자

승인 : 2026. 10.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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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법,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로 형법 제122조 등 명시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 누설 등 포함...직권남용은 제외
하태인 회장 "법 해석 등으로 인해 수사 및 재판 지연될 수 있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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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수사 대상 범죄에서 '공무원 직권남용죄'가 빠진 것을 두고 법체계의 정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수청법에서 직권남용죄만 제외된 명확한 기준을 찾기 어려운 데다 현행 법 체계상 해석에 따른 수사 지연과 관할 혼선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시행된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 1호 가목은 중수청의 수사 대상 중대범죄를 형법상 내란·외환죄, 사기·공갈, 횡령·배임죄,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중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는 형법 제122조와 제124조부터 제133조까지의 범죄를 중수청 수사 대상 중대범죄로 명시했다. 반면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은 수사 대상 범죄에서 제외됐다. 직무유기와 피의사실공표, 공무상 비밀의 누설, 알선수뢰, 뇌물공여, 선거방해 등 공무원 직무와 관련된 형법상 범죄 대부분이 수사 대상으로 포함됐지만 직권남용은 빠진 것이다.

직권남용죄의 경우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등이 연루된 각종 사건에서 주요 혐의로 적용되고 있다. 군인들에게 댓글 공작을 지시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관들이 최근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설립 경위 및 내부 동향 파악 등 법령상 의무가 없는 일을 실무자들에게 지시했다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도 일부 유죄를 확정받았다.

직무유기 등 수사 대상에 포함된 다른 범죄와 법정형을 비교해도 의문은 남는다. 직권남용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반면 직무유기죄는 1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 공무상 비밀의 누설죄는 2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가 법정형 상한이다.

이처럼 중수청 수사 대상 범죄에서 공무원 직권남용죄가 제외되면서 법체계의 정합성에 대한 의문이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태인 한국비교형사법학회장은 "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은 충분히 중대범죄의 영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직권남용죄만 제외한 실질적 기준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법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법 체계로 향후 관할 배분, 법 해석 등으로 인해 수사나 재판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근우 가천대 교수는 "공수처법처럼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로 일괄 명시하면 되는데 굳이 직권남용죄만 뺀 이유를 모르겠다"며 "최근 국회에서 대통령·국회의원 등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권을 기존 공수처에서 중수청으로 옮기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중수청이 직권남용죄를 수사하지 못한다면 법리상 가장 큰 허점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공무원의 권한 남용 범죄는 매년 발생하고 사안에 따라 대형 사건으로 번질 여지가 큰 유형인데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스스로 의혹을 만드는 꼴"이라며 "열거주의에 따라 중수청이 직권남용 수사를 할 수 없다고 해석될 수 있어 법률적 정합성 측면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중수청 관계자는 "중수청의 수사 범위를 정한 법률의 입법 취지 및 제정 경위에 대한 사안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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