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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 52시간 근로제’ 與 양다리 입법, 가당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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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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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할 법안을 놓고 '양다리 입법'에 나섰다. 노동계가 반발해 온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소득 연구·개발직의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제외 특례)' 조항을 포함한 법안과, 포함하지 않은 법안을 함께 발의했다. 텃밭인 노동계를 챙기면서, 정반대 경영계의 노동특례 요구와도 절충점을 찾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국정을 함께 이끌어 갈 책임을 진 집권 여당이, 시급하고 긴요한 사안에 대해 결정을 미룬 채 '간보기' 내지 '눈치보기'에 급급해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상혁 의원은 20일 주요 지자체를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묶어 특구로 조성하는 '초광역특구 특별법'을 발의했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인허가 단축 등 규제 완화와 재정·금융·세제 등 각종 기업 지원을 전폭적으로 하겠다는 게 주내용이다.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 AI) 추진지역에 전력·용수 공급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특히 초광역특구에 한해 '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R&D) 업무 종사자 가운데 근로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근로자는 사용자와 근로시간을 협의할 수 있다'는 이른바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 등 노동특례 조항을 뒀다.

이와 달리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기상 의원은 21일 이같은 노동특례를 제외한 법안을 별도로 발의했다. 쟁점을 놓고 숙의 토론을 거친 뒤 최종법안을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개별의원 차원이 아니라, 야당도 아닌 여당이 상반되는 두 가지 법안을 동시 발의한 것은 유례가 드문 일이다. "너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이런데도 여당 대표는 "신속한 논의를 통해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기업)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 내겠다"며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첨단산업의 골든타임을 잡자"며 3대 메가프로젝트의 속도전을 주문했는데, 여당의 우유부단이 오히려 발목을 잡게 생긴 셈이다.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양대노총 등과 '노사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민노총과 한노총은 6차 회의를 오는 23일에서 28일로 연기하도록 요청하는 등 특별법 발의에 강력 반발했다. 노동계는 "메가특구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이 노동 규제를 무너뜨리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대화 자체를 꺼리고 있다.

그렇지만 반도체 등 최첨단 분야 연구직종의 주 52시간제를 고집하면, 중국 등에 앉아서 안방을 내주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당정의 단호한 결단이 한시가 급한 이유다. 이날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2.1%로, 취임 후 최저 수준까지 추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심각한 국정 동력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여당이 중심을 잡고 갈등조정과 정책주도 능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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